헌재,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금지 또 합헌… "사고 위험이 더 커"

이영진 재판관 "260㏄ 초과 대형차종 단계적 허용을" 소수의견

이륜자동차 고속도로 진입 추진본부 회원들이 지난달 1일 대형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륜자동차(오토바이)는 긴급차량을 제외하면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할 수 없도록 한 현행 도로교통법 조항이 다시금 합헌 결정을 받았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 위험이 큰 만큼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규제라는 판단이다.

헌법재판소는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63조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해당 법 조항이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해 2월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헌재가 도로교통법 63조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250㏄ 이상 대형 차종을 중심으로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동호인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헌재는 “여러 차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다”며 “선례와 달리 볼 사정 변경이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오토바이는 운전자가 외부에 노출되는 구조로 인하여 가벼운 충격만 받아도 운전자가 차체로부터 분리되기 쉽고 구조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급격한 차로변경과 방향전환이 용이하다”며 “따라서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높으며 치사율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통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오토바이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성 등에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오토바이의 운전문화가 개선됐다고 볼 사정도 없다”고 밝혔다. 경찰 오토바이 등 긴급자동차와 차별은 부당하다는 주장에도 “소방차, 구급차, 혈액공급 차량 등 급박한 상황에서의 예외를 규정한 것이라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영진 재판관은 “260㏄를 초과하는 대형 오토바이는 사륜자동차와 동등한 주행성능을 지니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허용하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보충의견을 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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