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 감염될수도"…발칵 뒤집힌 美

NBA 중단에 대규모 집회 금지
민주 "전국적 비상 사태" 요청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1개 주에서 총 1,3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수도 워싱턴DC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나섰다. 미국프로농구(NBA)가 전면 중단되는 등 대규모 집회나 실내 경기도 잇따라 차단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감염자가 미국 인구의 절반인 1억5,000만명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이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상사태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모두 선포했다. 이번 선언으로 워싱턴은 의료 검역을 명령하고 연방 지원을 요청하며 중요한 물자에 대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워싱턴DC에서는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 심장부인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집회와 콘퍼런스를 오는 5월 말까지 연기하거나 취소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주에서도 모든 대규모 집회에 대한 전면 금지를 선포했다. 워싱턴주 내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325명, 29명으로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많으며 캘리포니아주도 확진자 수가 132명으로 뉴욕주(216명)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아칸소주와 델라웨어주에서도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주민이 나오면서 전체 50개 주 가운데 80% 이상인 41곳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으며 이 중 23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포츠 왕국’인 미국에서 각종 스포츠 경기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NBA는 올해 정규 시즌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3월의 광란’으로 유명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농구대회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19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연방정부가 여전히 관련 조처에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의심 환자의 진단 검사에 필요한 일부 물품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국적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하기로 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400억달러(약 47조원)를 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감염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최대 1억5,00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브라이언 모나한 미 의회·대법원 주치의는 이날 상원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미국에서 감염되는 국민이 7,000만~1억5,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고 NBC방송이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사태는 더 악화할 것”이라며 다음달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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