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가 단 한 명의 입출국자도 없어 텅 비어 있다. /이호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2일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항공기가 단 한대도 운영되지 않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003년 김포공항이 국제선 업무를 재개한 이래 17년만에 처음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김포공항의 국제선 노선 항공기 운항 스케줄은 없다. 공항에 설치된 항공기 출도착 안내판에는 운항편 안내기록이 없었고 항공사 안내 데스크도 대부분 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국제한국이 123개까지 늘면서 국제 노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된 영향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기존 김포공항에 있던 국제선 노선들이 빠져나간 후 한동안은 국제선 항공편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며 “2003년 김포에 국제선 노선이 다시 들어온 이후 항공기가 운영되지 않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평소 김포공항의 국제선 노선은 김포에서 일본 오사카·도쿄, 대만 타이베이,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을 오가는 5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타이베이 노선이 중단됐고 한일 노선 운항도 9일부터 전격 중단됐다. 중국 동방항공이 김포~상하이(주 6회), 남방항공이 김포~베이징(주 2회) 노선 정도만을 운항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12일까지 집계된 운항 일정상 13일에도 국제선 운항이 한 편도 없을 예정이고 17,19일에도 운항이 없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항공사들도 운항 편수를 더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김포공항 국제선의 ‘개점휴업’ 상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김포공항의 국제선 노선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이용객이 없어 국제선 터미널의 내부 식당과 수하물서비스센터 등 편의시설 상당수가 문을 닫은 상황이다. 공항 출국장에 있는 롯데면세점은 이날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국제선 청사 내의 신라면세점도 전날부터 오전8시~오후5시 단축영업에 들어갔다.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도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하고 있다. 전일 인천공항 이용객(T1·T2 합산)은 1만5,216명으로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해 91.3% 감소했다. 10일 집계된 직전 역대 최저치인 1만9,716명보다 4,500명 줄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