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전당원 투표를 통해 민주·진보·개혁진영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정의당과 민생당 등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당들이 민주당의 연합 정당 참여에 각을 세우면서 범진보진영의 연합정당 참여가 암초를 만났다.
민주당은 13일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에서 78만9,868명 중 24만1,559명이 참여해 74.1%(17만9,096명)가 찬성했고 25.9%(6만2,463명)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에서 “민주당은 당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들어 개혁정당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며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혁은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이란 탈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당 대표로서 국민께 이런 탈법과 반칙을 미리 막지 못하고 부끄러운 정치 모습을 보이게 돼 매우 참담하고 송구하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통합당의 반칙 응징, 본래의 선거법 취지를 살리기 위한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라며 “의석을 더 얻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우선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의당과 민생당은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정의당의 입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연합정당 참여 불가론쪽으로 기운 상태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의 투표 결과에 따라서 입장이 변화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도로에서 상대방이 과속하고 신호 위반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같이 그런다고 하면 대형사고가 나는 것”이라며 “정의당마저 그런 대열에 합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비례정당의 명분이 없다는 점을 가리기 위해 정의당을 희생양 삼으려는 것이 아닌가”라며 “비례 위성정당의 꼼수 논란에 정의당이 알리바이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도 “오늘은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한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윤호중 사무총장께서 비례연합정당과 관련된 이해찬 대표의 친서를 가지고 민생당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민생당에게 무엇을 기대하든, 결과는 같다는 말씀을 드린다. 민생당은 중도개혁 대표 정당으로서 떳떳하게 동료시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친문 연합정당이다”면서 “자기배반, 개혁배반, 민심배반의 정치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