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4)이 비자 발급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다만 대법원의 판결 결과가 곧바로 입국 허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3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유승준이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이하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마무리 짓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LA총영사관이 2015년 ‘입국금지 상태’라는 이유로 유승준의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원심 판결은 확정됐다.

유승준은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한 후 재외동포 비자 신청이 거부당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상고심에서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과거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는 이유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1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유승준의 한국 입국 길이 열릴 가능성은 커졌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LA총영사관이 다른 이유를 들어 비자 발급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승준 측 법률대리인은 “대법원에서 두 번이나 같은 판단을 내린 만큼 판결 취지에 맞는 합당한 처분을 기대한다”며 “국내에 들어와서 인기가 있고 없는 문제는 추후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유승준은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통해 ‘한국을 왜 오려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유가 어디있나. 나는 한국 피가 흐르는 한국 사람이다. 다른 뜻은 없고 그냥 (한국에)가고 싶다”며 “최대한 빨리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한국에 다시 갈지도, 여러분 앞에 연예인으로 다시 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을 떠났을 때는 28살이었고, 지금은 아이도 네 명 있는 아빠가 됐다. 이제는 나다운 사람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 지난 일보다 앞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