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연제구의 한 약국 앞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보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46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14일 국제학술지 ‘병원감염저널’ 최신호에 따르면, 중국 우한시 종난병원 연구팀은 지난 1월 2∼22일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참여한 의료진 493명(의사 135명, 간호사 358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른 감염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278명(의사 56명, 간호사 222명)은 감염 위험이 큰 환자 격리지역에 근무하면서 N95 방역 마스크를 착용했다. 반면, 나머지 215명(의사 79명, 간호사 136명)은 상대적으로 감염위험이 낮다고 판단되는 비격리지역에 주로 머무르면서 어떤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의료진이 많았던 건 초기에 이 감염병의 위험도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N95 마스크를 쓴 의료진의 환자 접촉 빈도는 어떤 마스크도 쓰지 않은 그룹보다 8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두 그룹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N95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와의 빈번한 접촉에도 불구하고 조사 기간 중 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환자 접촉이 많지 않으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의료진 그룹에서는 10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N95 마스크 미착용 그룹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464.8배 높다고 추산했다. 연구팀은 또 우한지역 다른 2개의 병원에서도 N95 마스크 착용과 코로나19 감염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N95 마스크를 착용한 의료진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의료진보다 손 씻기도 자주했다”면서 “N95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가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과 중국 질병통제센터(CDC) 공동 연구팀이 지난해 6월 국제학술지 ‘BMC 감염성 질환’에 발표한 논문에서도 확인된다. 연구팀은 중국 베이징시 3개 병원의 고위험 병동에서 일하는 의료진 148명에게 6∼8시간 동안에 걸쳐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 뒤 이들 마스크를 회수해 겉면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이 결과, 전체 148개 마스크의 바이러스 양성률은 10.1%(15개)였다. 바이러스 양성률은 하루 6시간을 넘겨 착용한 마스크가 6시간 미만으로 착용한 마스크보다 7.9배나 높았다. 또 하루에 환자를 25명 이상 진료한 의료진이 쓴 마스크의 양성률은 그렇지 않은 마스크의 5.02배에 달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