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학업 공백도 문제지만 어린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또한 큰 고민거리가 됐다. TV와 유튜브, 스마트폰 게임마저도 지겨워질 지경이다.
경기문화재단의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어린이와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놀이도감 ‘뭐하고 놀지?’를 16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 지난해 10월에 기획전 ‘다 같이 놀자, 동네 세 바퀴’를 개최하면서 제작된 이 놀이도감에는 초등학교 3~5학년 어린이들이 직접 추천하고 방법을 설명한 30가지의 놀이가 담겨 있다. 하루 한 가지씩 놀이하는 30일짜리 프로그램이다. 엄마·아빠 세대가 어렸을 때 했던 ‘술래잡기’나 ‘얼음 땡’과 같은 고전적인 놀이뿐만 아니라 요즘 어린이들이 새롭게 변형한 놀이도 수록돼 놀이의 발전상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집 안 방바닥에서 할 수 있는 ‘당근뽑기’ 놀이는 ‘토끼’가 된 술래가 바닥에 원을 만들고 누워 서로 팔짱을 낀 ‘당근’이 된 사람들 중 하나를 잡고 뽑는 놀이다. 토끼에게 뽑혀 팔짱이 풀린 사람이 다음 판의 술래가 된다. 간지럽히기 기술도 사용할 수 있다.
‘땅따먹기 놀이’를 거실 바닥에서 할 때는 마스킹테이프 같은 영역표시 재료가 필요하다. 바닥에 큰 네모를 그린 다음 각각의 모서리를 출발지점으로 택해 부채꼴을 그리고 사각형의 안쪽으로 구슬을 3번 튕겨 땅을 확보해간다. 3번째로 튕긴 구슬이 내 땅으로 되돌아와야만 영토확장이 유효하다. 순서를 정해 서로 번갈아가며 땅따먹기를 하면 된다. 남의 땅을 빼앗을 수도 있고, 시간이나 횟수를 정해놓고 하면 긴장감이 더 커진다.
‘무리 구슬치기’는 볼링과 알까기를 접목해 작은 물건들에 적용한 놀이다. 사각형의 구슬치기 판을 그리고 그 안에 인형,필통,장난감 등을 6개 놓고 5~6개의 구슬을 손가락으로 튕겨 물건을 맞추는 사람이 점수를 획득해 이기는 놀이다. 재활용 캔이나 다 쓴 물병들을 볼링핀처럼 세워놓고 작은 공을 굴려 가장 많이 쓰러뜨린 사람이 승리하는 ‘아이 캔 볼링’을 비롯해 ‘공기놀이’ ‘매달린 과자먹기’ 등도 실내놀이로 즐길 수 있다.
인파가 붐비지 않는 곳에서의 야외활동은 가능하니 집 근처 공터에서 할 수 있는 놀이들도 유용하다. 훌라우프로 원을 표시한 후 원 안으로 한 발을 넣을 때는 ‘돈’, 두 발이 원 밖으로 나올 때는 ‘가스’를 외치면서 원 밖 다른 사람의 발을 밟으며 공격하는 ‘돈가스 놀이’는 부모세대도 즐기던 야외놀이 중 하나다. 한 글자씩 ‘허’‘수’‘아’‘비’를 외치며 네 번째 발자국에서 양팔을 벌리고 서는 ‘허수아비’ 놀이는 쭉 뻗은 다른 사람의 팔에 닿지 않은 채 출발선으로 돌아와야 이기는 게임이다.
땅에 네모를 그리고 그 가운데 십자가를 그린 후 술래는 십자가 위에서만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은 술래를 피해 네모 안을 돌아다니고, 한 바퀴 돌 때마다 점수를 얻는 ‘십자가 놀이’는 사람이 많다면 술래를 여러 명으로 정해서 놀 수도 있다.
김지나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어린이들이 놀이 도감으로 다양하고 즐겁게 놀아본 뒤 나만의 새로운 놀이 방법도 창의적으로 만들어 보며 건강하게 개학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놀이도감’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 리소스센터(http://gcm.ggcf.kr/ archives/category/learning)에서 다운받을 수 있고, 출력해 카드 형태로 만들면 보면서 놀이하기가 편하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