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여 만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가 공인통계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는 12·16대책의 여파로 지난 1월 말부터 강남권 아파트값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민간 조사에서 강남4구 전체가 하락 전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비 강남권은 규제가 덜한 중저가 아파트 주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 성남 일대의 가격 상승도 여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랐지만, 상승 폭은 2주 연속 둔화됐다. 재건축은 0.05% 하락했지만 일반 아파트는 0.06% 상승을 기록했다. 신도시를 비롯한 경기, 인천 지역은 각각 0.03%, 0.14% 올라 전주와 비슷한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비강남권에 수요가 유입돼 상승세를 이끌었다. △관악(0.19%) △성북(0.19%) △노원(0.17%) 순으로 올랐다. 관악구는 봉천동 관악푸르지오, 봉천우성, 신림동 삼성산주공3단지 등이 250만원~2,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강동(-0.06%) △서초(-0.02%) △송파(-0.01%) △강남(-0.01%)은 일제히 떨어졌다. 강남 4구가 모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3월 22일 이후 1년 만이다. 강동구에서는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가 1,500만원~4,000만원, 서초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반포와 주공1단지가 1,000만원~2,500만원 하락했다.
경기·인천에서는 ‘수·용·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수원은 권선동 수원권선자이e편한세상이 1,000만원~1,500만원, 세류동 수원LH센트럴타운이 500만원~2,000만원, 천천동 천천대우푸르지오가 500만원~1,000만원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조정대상지역의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3억 이상 주택거래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한 정부의 조치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전반적인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고가주택과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서울 강남 4구가 1년 만에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내 대장주가 주도하던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다만 규제가 덜한 지역 중심의 유동성 효과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 예측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