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씨 모습 /연합뉴스
외교부가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 금지됐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44)씨의 비자 발급 문제를 재논의한다. 유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총영사관 상대 비자발급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다.
외교부는 14일 “대법원 상고심 판결로 원고에 대한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이 최종 확정돼 향후 원고에 대한 사증심사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적법한 재량권 행사를 통해 원고에 대한 사증발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유씨가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원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위반 등의 사유가 없어 본안에 대한 별도 판단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을 결정한 것이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유씨는 2002년 1월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한 뒤 병역을 면제 받았다. 비난 여론이 일자 법무부는 2002년 2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유씨의 입국금지를 결정했다.
유씨는 2015년 9월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 2심은 LA 총영사관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13년 7개월 전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한 것은 법령상 부여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라며 원고승소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다만 유씨가 입국하기 위해서는 2002년 2월 병무청 요청에 따라 법무부가 내린 입국금지 조치가 철회돼야 한다. 출입국관리법 11조3항은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입국을 금지하도록 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