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아들’ 김평일의 과거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사위인 김광섭이 맡았던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를 27년 만에 교체했다. 40년 만에 북한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진 김일성의 아들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전 주체코 북한대사의 후임도 확정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랫동안 해외를 떠돌던 자신의 작은아버지와 고모부를 동시에 북한으로 불러들인 것은 이들이 국내에 있어도 더 이상 권력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오스트리아공화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특명전권대사로 최강일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1993년 4월부터 오스트리아대사를 맡았던 김광섭이 27년 만에 전격 교체된 것이다. 김광섭은 김일성의 사위이자 김정일의 이복동생인 김경진의 남편이다. 김일성의 아들이자 김정일의 배다른 형제인 김평일 전 체코대사의 후임에는 북한 외무성 ‘유럽통’인 주원철 대사가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평일은 1979년 주유고슬라비아 주재 무관으로 발령 난 후 40년 이상 유럽을 떠돌았다. 체코 주재 대사는 2015년부터 맡았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김평일과 김광섭이 북한에 동반 소환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데 이어 2017년 이복형인 김정남을 말레이시아에서 살해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평일과 김광섭은 그동안 사실상 유배 상태여서 대사로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었고 북한 내부 사정에 따라 직원들과의 관계도 소원했다”며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를 하는 김 위원장의 성향상 실무를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전면 배치했을 것이고 여기에는 김평일과 김광섭이 북한 내에 있어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강일 신임 주오스트리아 대사. /연합뉴스
김광섭의 후임인 최강일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국장대행)은 북한 외무성에서 전형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사실상 승진 인사라는 평가다. 그는 2018년과 지난해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상사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보좌해 주요 실무를 담당했다. 2018년 2월 김영철 당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차 방한하기도 했다.
김평일의 후임인 주원철 대사는 ‘유럽통’으로 분류된다. 주원철은 북한 외무성 유럽2국 국장과 주체코대사관 공관 차석 등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외무성은 또 폴란드 주재 대사에 영국 주재 대사였던 최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에 정성일, 이란 주재 대사에 한성우를 각각 임명했다고 공표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