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10명 중 6명이 "코로나 사태로 불안"

진학사 고교생 회원 대상으로 설문조사
62.66%가 "코로나19에 불안감 느낀다"
윤선생 조사에선 학부모 72.8%가 "불안하다"

이달 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수초등학교 입구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학교 개학을 3주 늦춘 데 이어 추가 연기를 검토하는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 10명 중 6~7명 꼴로 학업 공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전문 교육기업 진학사는 이달 6일~10일 진학닷컴의 고1~고3 수험생 회원 2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생각’ 설문조사를 16일 공개했다.

진학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33명 중 코로나19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62.66%(146명)가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와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27.47%(64명), 9.87%(23명)로 나타났다.

진학사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학업 계획에 차질이 있느냐는 물음에 ‘차질이 있다’거나 ‘매우 차질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76.82%(179명)에 달했다. ‘전혀 차질이 없다’와 ‘차질이 없다’를 합한 답변은 13.73%(32명), ‘보통이다’는 9.4%(22명)이었다.

개학 연기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중복 응답 가능) ‘방학이 줄어들 것이기에 부담된다’는 답변이 40.7%(140명)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공부시간 확보가 가능해 지금이 기회다’ 20.35%(70명), ‘기타’ 16.28%(56명),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이 자기페이스 지키면 된다’ 14.53%(50명), ‘쉬는 날이 늘어나 좋다’ 8.14%(28명) 순으로 답변 비율이 높았다.

개학 연기기간 무엇을 주로 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8.07%(112명)가 ‘정시 준비(기출문제 풀이, 개념 공부 등)’를 꼽았다. ‘수시 준비(학종·내신·대학별고사·자소서 등) 24.46%(57명), ‘모평준비’ 13.73%(32명), ‘딱히 공부하지 않는다’ 13.73%(32명)였다.

미뤄진 3월 모의평가에 이어 6·9월 모평 및 수능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에 ‘6·9월 모평 및 수능 모두 원래 일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답변이 37.77%(88명)로 가장 많았지만 ‘6·9월 모평 및 수능 모두 미루어야 한다’는 의견도 36.05%(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월 모평은 미뤄지고, 9월 모평 및 수능은 원래 일정대로 한다’가 15.45%(36명), ‘6,9월 모평은 미뤄지고, 수능은 원래대로 진행한다’는 답변은 10.73%(25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이 공부하는 장소는 집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74.68%(174명)로 가장 많았다. 개학 이후 교실 수업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교실에서 정상 수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45.49%(106명)로 가장 높았고, ‘집에서 재택(온라인) 수업이 좋다’는 의견은 29.61%(69명)였다. ‘재택수업과 정상수업 병행하자’는 16.31%(38명)였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윤선생이 지난 3월 6일부터 9일까지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70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8%가 개학 연기가 연장되면서 ‘자녀의 학습 공백기간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고 답했다.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고 답한 학부모들은 ‘흐트러진 아이의 생활 패턴을 바로 잡기 어려울 것 같아서’(67.9%)를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로 꼽았다. 이어 ‘자녀의 성적 관리 등 학업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40.5%), ‘학교의 휴업 기간, 정상화가 언제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서’(38.2%), ‘양육 시간 증가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33.5%), ‘공교육 공백을 대체할 학습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되어서’(32.1%), ‘학습 공백기간 동안 자녀가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질까 봐’(10.6%) 순으로 답했다.

불안감을 느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맞벌이와 외벌이 가정 모두 ‘흐트러진 아이의 생활 패턴을 바로 잡기 어려울 것 같아서’를 1위로 꼽았다. 다만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학교의 휴업 기간, 정상화가 언제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서’라고 답한 비율이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자녀가 학교에 가던 시간에 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있는지(복수응답) 묻는 질문에 ‘자기주도학습 또는 대체학습 진행’(68.9%)하고 있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TV 프로그램·유튜브 등 영상 시청’(49.4%), ‘독서’(37.2%), ‘예체능 또는 취미 활동’(23.9%), ‘형제·자매·친구와 놀기’(22.2%), ‘온라인 게임’(19.4%), ‘늦잠 자기’(17.8%)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전에 진행한 사교육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아니다’(55.6%)고 답했다. 이어 ‘일부는 그대로 하고, 일부는 그만 두었다’(24.9%), ‘유지하고 있다’(19.5%) 순을 보였다.

기존 사교육을 그대로 진행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코로나19 감염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업방식이라서’(59.3%)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자녀의 학습 공백이 우려돼서’(26.3%), ‘수업 연기, 화상 학습지원 등 학습방식이 변경 되어서’(18.6%), ‘자녀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12.5%), ‘아이가 진행하기를 원해서’(5.1%) 순으로 답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입시를 당장 준비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미뤄진 학사 일정과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안들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수험생들은 평소 부족했던 개인 공부와 대입 관련 기본사항을 점검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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