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이수초등학교 입구가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하면서 오는 23일로 연기됐던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추가로 미루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다. 개학을 추가로 연기하면 대구지역에 맞춰 2주 더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 사상 초유 ‘4월 개학’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을 추가로 연기할지 여부를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17일 발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추가 개학 연기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이르면 16일, 늦으면 17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개학일에서 1~2주 더 개학이 미뤄지면 수업일수 감축과 연간 학습계획 조정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전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에서 개학 연기에 대해 여러 관련 기관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 중대본 차원에서 정식 논의되지 않았지만, 교육부가 준비가 되면 오늘(15일) 내일(16일) 사이에 중대본 차원에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과 가진 영상회의에서도 개학을 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개학일을 2주 더 연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지금과 같은 지역 사회 감염 추세가 이어지는 한 추가 개학 연기는 불가피하다”며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되고 일정 기간 안정화된 후 개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코로나19 대책의 핵심이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개학은 바로 이러한 코로나19 대책 자체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현재 고심하고 있는 것은 개학 시점과 후속 대책이다. 교육부는 개학을 4주 이상 미루게 되면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를 10% 범위에서 감축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감축은 학교장 재량이다. 수업이 감축되면 온라인 가정 학습을 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한 해 동안 배워야 할 내용을 온전히 습득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대학 입시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른 학년처럼 고3도 1학기 중간고사는 생략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부교과전형(내신 위주 전형)을 노리는 학생들이 타격을 입는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1학기 학생부를 기대만큼 채우기 어려워지고, 여름방학이 줄어들 예정이므로 자기소개서를 만들 시간도 부족해진다.
이 밖에도 ‘4월 개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포함해 연간 대학 입시 일정 문제, 사립유치원 원비 환불 여부 문제, 학원 방역 문제, 맞벌이 부부 자녀 돌봄 문제 등 사회 전반에 여러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