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개봉을 예고했던 ‘더 배트맨’.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영국 촬영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내년 6월 개봉을 목표로 영국 런던에서 촬영 중이던 할리우드 대작 ‘더 배트맨’의 제작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현장에서 잠정 철수했다고 미 엔터테인먼트 매체 버라이어티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 배트맨’에 앞서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 ‘미션 임파서블 7’ 등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같은 이유로 먼저 현장을 접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완성작들이 개봉일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시즌 등판을 예고한 작품들까지 스케줄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영화계가 ‘코로나 대혼란’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더 배트맨’은 워너브라더스의 내년 여름 야심작이다. 지난 1월 런던 촬영을 시작했고, 리버풀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제작진은 일단 2주일 정도 카메라를 내려놓고 감염병 확산 추이를 지켜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지만, 현재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무섭게 확산하고 있어 촬영 재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6월 10일 개봉을 예고한 유니버셜의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 촬영을 중단하고 코로나 19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유니버설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의 또 다른 기대작 ‘매트릭스4’와 ‘킹 리차드’ ‘신비한 동물 3’ 등도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매트릭스 4는 독일 베를린에서 촬영 중이었다. 독일은 16일(한국시간) 오전 기준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유럽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다. 파라마운트픽쳐스의 ‘미션 임파서블 7’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3주간 촬영할 계획이었으나 이탈리아는 국가 전체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유니버설의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 역시 일단 촬영이 중단됐다.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은 내년 6월10일 한국에서 개봉하겠다고 이미 스케줄도 공개한 바 있다.
뮬란의 주연 배우 유역비가 지난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뮬란 월드 프리미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뮬란’ ‘인어공주’ ‘피터팬과 웬디’ 등 작품 장기 라인업을 일찌감치 예고한 디즈니도 코로나19로 깊은 시름에 빠졌다. 뮬란은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월드 프리미어까지 마쳤지만 코로나 팬데믹에 결국 스케줄을 조정했다. 니키 카로 감독은 “불행하게도 ‘뮬란’의 전 세계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며 “전설이 된 소녀 전사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뮬란의 불운 속에 디즈니의 다음 작품들 역시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밖에 호주에서 촬영 중이던 전기 영화 ‘엘비스 프레슬리’는 주연 배우 톰 행크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한편 코로나19로 한국 개봉을 미뤘던 완성작들은 국내 감염병 확산세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영화관으로 찾아갈 채비를 조금씩 하는 분위기다.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쥬디’는 오는 25일, 베니스영화제 경쟁작인 ‘페인티드 버드’는 오는 26일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