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정권 감독과 배우 김소은, 성훈, 김소혜, 이판도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로, ‘동감’ ‘바보’ ‘설해’ 등을 통해 멜로 감성을 전한 김정권 감독의 신작이다. 제작사 강철필름과 중국의 한 OTT업체가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준비했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해 프로젝트가 무산돼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 했다.
김정권 감독은 상업적인 틀에 갇혀 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 영화임을 털어놨다. 김감독은 “‘동감’으로 데뷔를 하고 나서 일생을 영화 생각만 하고 달려왔다. 또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흥행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뒤돌아보니 많이 지쳐있더라. “고 전했다.
그러던 중 이번만큼은 “어깨에 힘을 빼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처럼 일상의 소중함을 연출하고 싶었다. 한 편의 수필집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극중 ‘소정’(김소은)이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모시고 청년 가장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김정권 감독의 실제 스토리텔링이기도 하다. 꿈과 연애, 결혼을 포기한 요즘 청춘들의 현실과 사랑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시나리오에는, 김정권 감독의 실제 이야기, 치매를 앓는 부모의 에피소드를 넣었고, 영화 전반에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려는 노력들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어머니가 치매전문요양병원에 계신다”고 먼저 밝히며, “누구나 그러한 감춰진 가정사는 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에서도 소정이 그렇게 지낸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픔을 감추고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소정은 느닷없이 승재의 프러포즈를 받으며 삶이 흔들린다. 그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김소은의 어머니로 故 전미선이 등장한다. 전미선은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소은은 전미선과 촬영한 장면을 회상하며 “호흡이 잘 맞아 딸로서 몰입도 잘 됐고 수월하게 촬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어머니의 발을 닦아주는 장면”이라고 꼽았다. 이어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고 마음이 안 좋았는데, 영화 보면서도 마음이 슬프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김소은은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밝고 가벼운 영화라 온 가족이 봐도 불편하지 않을 거다. 소소한 행복 느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카페 사장 승재 역을 맡은 까칠한 사장 역 성훈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성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까칠한 카페 사장 역할을 맡았다. ”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평소 저는 친절한 성격이 아니라서 승재의 성격도 저한테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착한 성격이 아니다. ”고 잘라 말하기도.
코로나19 여파로 영화를 개봉한 것에 대해, 성훈은 “우리 영화는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너무 많이 힘든데, 그래도 사람은 숨을 쉬고 있어야 하지 않나. 극장에 오실 때 마스크와 장갑을 잘 착용하면 코로나19를 잘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 거듭 강조했다.
김소은은 “온 가족이 와서 볼 수 있고 소소한 재미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장갑과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오셔서 기분 좋게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판타지 로맨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오는 3월 25일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