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7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4거래일째 순매수에 나서며 바이오·제약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총 5,856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820억원), 에이치엘비(028300)(238억원), 젬백스(082270)(164억원), 알테오젠(196170)(153억원) 메지온(140410)(144억원),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140억원), 헬릭스미스(084990)(126억원) 순으로 모두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셀트리온헬스케어(311억원), 에이치엘비(102억원), 젬백스(64억원) 등을 추가로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2일 이후 급락장 속에서도 주가 하락률이 0.15%에 그쳐 코스닥 전체 하락률(-13.58%)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는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제약 섹터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매매는 다수의 종목으로 바스켓을 미리 구성해놓고 대량으로 일괄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는 코스닥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 방식으로 2,493억원을 순매수했다.
매매방식 역시 살펴볼 만하다. 외국인은 전체 프로그램 매매 금액 중 2,465억원이 비차익거래로 이뤄졌고 차익거래는 29억원에 불과했다.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차이를 수익화하기 위한 차익거래와 달리 비차익거래는 주식이 상승할 것을 전망해 선물과 관계없이 사전에 만든 바스켓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프로그램 매매로 비차익거래를 늘린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향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바이오와 제약 종목 등을 ‘바스켓 매매’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