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등 3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압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슈퍼 화요일’ ‘미니 화요일’에 이어 4연승을 기록하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우위를 점한 바이든 전 대통령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지며 일찌감치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양자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세와 대응 성과에 따라 백악관의 주인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대의원 219명이 걸린 플로리다, 155명의 일리노이, 67명의 애리조나에서 모두 승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밤11시 기준 바이든은 1,121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839명에 그친 샌더스를 크게 앞섰다. 대선후보 ‘매직넘버’는 1,991명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선 경선을 연기하는 주들이 속출해 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지아주와 루이지애나주·켄터키주 등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대선 경선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이날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던 오하이오주·메릴랜드주도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뉴욕 그랜드센트럴터미널 ‘텅텅’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인적이 드문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열차 승무원이 승객들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샌더스 의원도 경선 일정이 남은 만큼 아직 경선 포기를 선언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경쟁 후보들이 사퇴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어가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공화당의 대선후보 지명을 사실상 확정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플로리다와 일리노이주에서 열린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해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1,276명 이상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시점은 첫 도전이었던 지난 2016년 당시 5월 말 노스다코타주에서 매직넘버를 넘겼던 때보다 훨씬 빨라졌다고 AP는 설명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결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여론조사 기관인 유고브가 최근 미국 성인 1,000명에게 ‘누가 코로나 문제에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 34% 대 40%, 샌더스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는 35% 대 37%로 두 후보 모두에게 뒤처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 증시 폭락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낮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애널리스틱스는 로이터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500 밑으로 떨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