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2019 독일 암비엔테’ 박람회 모습 /서울경제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해외 박람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국내 중소기업이 올해 해외 판로 개척을 아예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정부의 ‘수출 바우처’ 사업 지원 기업이 처음으로 미달사태를 빚었다. ★본지 3월 18일자 18면 참조
18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2020년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참여기업 2차 모집(수출바우처사업)’을 마감한 결과 당초 모집 규모 262개사에 못 미치는 245개 업체만 지원했다. 신청액은 예산(103억원)을 넘어선 118억원이었지만, 2017년 도입된 수출바우처 사업에 참여 기업 수가 미달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말 모집해 들어가 올해 초 결정난 수출바우처 사업에는 1,595개 지원 목표에 4,828개 중소기업이 몰려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이번 모집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 공고 성격이었지만, 해외 박람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기업들이 올해에는 해외 판로 개척을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신청에도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바우처는 선정 기업에 바우처를 주고 해외 규격 인증, 해외 시장 조사, 해외 마케팅, 국제 전시회 참가 등에 소요비용을 추후 지원한다. 목적 지원금이 아닌 만큼 지원금이 남으면 반환하면 되지만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이를 자진해서 포기한 것이다.
실제 세계 3대 소비재 박람회 중 하나인 ‘시카고 국제 가정용품 박람회(IHHS)’가 4월 중순 개최 예정일 열흘 전에 전격 취소됐다. 유럽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까지 이뤄지면서 예정된 박람회 개최가 불투명하면서 중소기업들이 판로 개척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수출 중기 관계자는 “올해 무리한 해외 확장보다 기존 바이어 유지에 집중하는 분위기여서 수출바우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수출바우처를 해외 전시에 활용하는 건수는 전체의 18% 수준”이라며 “지난해 사업 참여 기업 391개사의 협약 기한을 연장하는 등 수출 지원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해당 업체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은 (억지로라도) 해외로 나갈 만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