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가 팜매 회복을 위해 무이자 할부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효과는 즉각 나오고 있다. 지난달 95% 넘게 급락했던 베이징 현대의 판매량 감소폭은 이 달 20% 대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이 달 계약금 없는 무이자 할부 등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응하고 있다. 우선 둥펑위에다기아는 최장 5년 할부, 제로 선수금을 골자로 한 ‘5.0.0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여기에 월 납임금도 180일 이후부터 납부하는 혜택이 추가된다. 베이징현대도 3~5년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과 2,020위안 저선수금 할부 등 특별 금융상품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매세·보험 지원, 코로나19 의료진 판촉지원 등 가망고객 대상 특화 프로그램 및 광고 중 게임을 삽입하는 등 혁신적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가 수요 절벽에 맞선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가 지난달 중국 전국 대리점에 판매하는 도매 판매량은 1,979대로 전년 동기(6만49대) 대비 96.7% 하락했다.
수요 절벽에 맞선 대책은 빠르게 효과를 나타냈다. 중국 현지 소식통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3월 둘째 주까지 베이징현대의 판매 실적은 코로나 19로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달 총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중국자동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3월1주차 중국 자동차 일 평균 판매량은 1만6,325대로 작년 동기 대비 51% 하락했다. 이는 2월1주차 일 평균 판매량(811대)와 감소율(96%)에 비하면 각각 1만5,514대 늘어난 수치다. 중국 주간 일 평균 자동차 판매량은 2월2주차(4,101대), 3주차(5,411대), 4주차(1만6,500대)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주는데다 정부가 강력한 소비 진작책을 꺼내 들며 소비 심리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 발생이 사실상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주간 일 평균 판매는 당분간 상승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 정부는 소비자들이 대면 구매를 꺼리자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구매 절차를 간소화하는 절차를 내놓기도 했다. 이 외에 올해 폐기할 계획이었던 전기차 보조금 연장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19로 이한 수요절벽 문제는 이제 중국에서 유럽시장으로 이전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2월 유럽 판매 실적에서는 그나마 현대·기아차가 선방을 했지만 3월 들어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2월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7.2% 하락한 가운데 0.3% 늘어난 7만5,195대를 팔았다. 시장 장유율도 7.0% 전년보다 0.5%포인트 올라갔다. 현대차(005380)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이 포진한 코나가 1만105대 팔렸고 기아차는 유럽형 모델인 씨드가 9,706대가 판매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월 수요감소 여파에도 유럽에서 선방했지만 3월은 코로나 19로 이동제한조치가 내려지며 미국과 유럽도 중국과 같이 수요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가 급락도 문제로 꼽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러시아, 중동 등 산유국들은 유가가 떨어지면 소득이 줄어들어 수요가 감소한다”며 “이들 신흥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도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