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0.75%의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대출금리도 크게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예·적금 금리와 함께 은행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당장 주택담보대출 등 빚을 내야 하는 입장이라면 대출금리가 얼마나 내려갈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와 잔액 코픽스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16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2월 기준 잔액기준 코픽스는 11개월째, 신규 코픽스는 3개월째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연 1%대 주담대 등장도 가능하리라는 예상이 나올 만큼 가계대출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대출상품 금리는 은행연합회 공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새로운 코픽스 기준금리를 적용한 시중은행들의 최저 변동금리는 전날보다 신한은행이 0.04%포인트 하락해 2.51~3.77%를 기록했고, 하나은행도 0.08%포인트 내린 2.68~3.98%를 나타냈다. 공시 이후 신잔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2.80~4.30%, 우리은행 2.84~3.84%, 농협은행 2.58~4.19%로 곧바로 금리 인하 대열에 가세했다. 무엇보다 이번 코픽스 하락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음 달 코픽스 금리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대출금리 인하 폭에 쏠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상품별 약정이율이나 판매량이 달라 인하 시기와 폭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금융채 금리 하락이 계속되고 시장 변동성이 너무 크다 보니 연 1%대 주담대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3~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담대도 은행마다 2.1~2.5%(최저기준)로 현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상품은 금융채 5년물(AAA등급) 금리(통상 직전 영업일 3일)에 은행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더해 산출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1.44%였던 금융채(5년물) 금리는 이날 1.17%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로금리 영향이 본격화하면 금융채 5년물의 금리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혼합형 금리는 국민은행이 연 2.14%로 가장 낮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0.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같은 속도라면 연내 1%대 주담대 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이미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채권 금리에 선반영돼 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이후 일부 은행은 오히려 가산금리를 인상했다”며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 등을 고려하면 당장 대출금리 1% 시대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