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부회장이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주총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정 좌석제로 운영됐다./수원=권욱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반도체 수요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데이터센터 투자와 5세대(5G) 이동통신 확대 등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견조한 수요가 예상되는 5G 스마트폰을 앞세워 시장 위축을 극복하고 반도체 사업에서는 미세공정 등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초격차 기술을 확대해 진정한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증대, 5G 통신망의 본격적인 확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이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올해 공정 전환 중심의 투자 진행에 따른 공급량 조절로 안정세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반도체 생산 시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부회장은 “메모리에서 4세대 10나노급 D램과 7세대 V낸드 개발로 기술 격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신성장 시장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5나노 제품 양산 및 4나노·3나노 제품 개발로 미세 공정에서 리더십을 지속해나가고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사업화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총에서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수원=권욱기자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향후 경쟁 구도에 대한 질문에는 “향후 파운드리 사업의 성패는 첨단 공정에서 결정되며 최근에 많은 고객이 저희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기고 있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은 TSMC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7나노 제품을 내놓았으며 3나노 등 미세공정 로드맵에서 TSMC에 미세하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내 노조 설립 문제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는 적법한 노동 행위를 보장한다”며 “좀 더 전향적으로 건전한 노사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CE 부문장(사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해 신규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제품 하드웨어 역량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해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창출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다가올 경험의 시대를 적극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품 생산 차질 우려 등에 대해서는 “코로나19는 글로벌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지금 막 시작하는 단계라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 더 연구해 제품 생산 등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전체적인 시장 위축 속에서도 5G 스마트폰 수요 확대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하며 5G 이동통신의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며 “플래그십 모델부터 A시리즈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확장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및 신흥국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서는 “가격대별 경쟁력 있는 신모델을 출시해 판매를 확대하고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객이 보다 비싼 제품을 사도록 유도하는 ‘업셀링’을 추진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으며 인도에서는 금액 기준 1위 점유율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역대 처음으로 삼성전자 외부에서 열렸으며 전자투표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등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참석 주주들이 두 칸씩 띄어 앉는 지정좌석제로 운영됐으며 마스크 착용, 손 소독, 체온 검사 등을 진행했다. 열화상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가 설치된 지역을 통과하도록 했으며 발열·의심환자는 2층 출입구에 설치된 건강확인소로 이동해 별도의 장소에서 주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수원=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