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으로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의 증시와 채권을 사들인 국내 투자자들은 환손실까지 겹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5%(3,449.19포인트) 오른 7만4,617.24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재정확대 정책에 힘입어 이날은 소폭 반등했지만 브라질 증시는 이달 들어서만 28.4%나 급락했다.
유가 전쟁을 불러일으킨 러시아 증시도 바닥이 없는 듯 추락하고 있다. 러시아 RTS지수도 이달 들어서만 28.1% 하락했다.
특히 이들 국가는 주식 급락과 함께 환율도 치솟고 있어 투자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당 75루블을 돌파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75루블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도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5.046헤알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로 솟구쳤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들 국가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다. 펀드닥터에 따르면 국내 브라질 펀드와 러시아 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각각 -40.53%와 -35.39%를 기록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 채권은 채권 가격 상승에도 환율 급등에 따른 손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7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한 브라질 국채는 8조7,000억원 정도다. 수치상으로 헤알화 가치가 10%만 떨어져도 9,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가능하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