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피해 관광업계 긴급금융지원 나섰지만…

특별융자, 상환유예 금액 규모 2배 확대
특별융자 처리 기간도 절반으로 줄여
美·유럽 코로나19 확산세 언제 끝날지 몰라
자금 수혈에도 관광업계 위기감 계속

프랑스 정부가 국민들에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지난 17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유명 관광지가 텅 비어 있다./AFP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 지원을 위해 긴급 금융(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 규모를 2배 확대하기로 했다. 또 긴급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특별융자 처리 기간을 기존 한 달에서 2주로 절반 이상 줄이기로 했다.

19일 문체부에 따르면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하는 긴급 금융 지원이 지난 달 중순부터 시행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 되면서 여행업계의 어려움은 더 커졌다. 국내외 이동이 더 위축된 탓이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담보력이 취약한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신용보증을 통해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하는 신용보증부 특별융자를 당초 500억 원 규모에서 1,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의 1년간 상환 유예 규모도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으로 늘려 총 3,000억 원 규모의 금융을 관광업계에 지원한다.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3층 출국장 셀프 체크인 카운터에 코로나19 입국제한 조치 실시 국가 여행주의보 등에 대한 안내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살려달라” 관광업계 아우성

지난 13일 기준으로 신용보증부 특별융자에는 795개 업체, 464억여 원의 신청이 접수됐다. 전체 신청자의 80%, 신청액의 76%가 영세 여행사였다.


기존 융자 자금 상환 유예 신청도 쇄도하고 있다. 역시 13일 기준으로 총 326개 업체로부터 832억여 원의 신청이 쏟아졌다. 현재까지 277개 업체에 약 561억 원 규모의 상환유예가 결정됐다. 상환 유예 결정이 완료된 신청 건수 중 83.5%가 호텔업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심의를 거쳐 신청 업체 대부분이 1년간 상환을 유예받게 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 관광객들이 열을 측정하고 손 소독제를 바르고 나가고 있다. 구례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산수유꽃축제를 취소하고 주요 관광지 입구에 발열 측정소 등을 설치했다./사진제공=구례군

■내일이 두려운 관광업계…융자 속도전

또 문체부는 신용보증재단, 농협은행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특별융자가 기존보다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했다. 상환 유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2주면 처리 되지만 특별융자는 보증신청에서 융자금 지급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현장의 애로 호소가 많았다.

이에 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주요 지역 재단 영업점의 신용보증 신청·처리 관련 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농협은행 지점에도 신용보증 접수 대행 창구를 확대해 설치하고 있다.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전국 모든 농협 지점 1,138곳에서 신용보증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특별융자 자금 공급도 신청 후 평균 2주 내외의 기간 안에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규모를 확대한 이번 추가 지원을 통해 더욱 많은 업계에 자금 지원이 골고루 이뤄져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버텨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향후에도 어려운 업계에 필요한 자금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국가 봉쇄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운하변에 영업을 중지한 곤돌라들이 정박돼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언제까지…막막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지원 대책이 관광업계에 얼마나 힘이 될 지는 미지수다. 세계 각국이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고, 내부 이동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동 자체가 확 줄어들었다.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 여행 수요 역시 마찬가지로 급감했다.

심지어 갑작스러운 이동 제한 및 국경 봉쇄 조치가 세계 각지에서 잇따르면서 여행 도중 날벼락을 맞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여행 자제까지 호소하고 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7일 “외국에도 입국제한 조치가 국적 구별 없이 확대되는 그런 추세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좀 봉변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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