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직함’ 남발하는 與, 한달짜리 특위 우후죽순

25개 특위 설치 당직자 108명 임명
정치 신인 경력 만들어주기용 지적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5총선을 앞두고 ‘직함용’ 비상설 특별위원회를 대거 설치하고 있다. 활동기간이 한 달도 채 안 되는데다 위원이나 회의 일정도 없어 예비후보들의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짜 특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8일간 25개의 비상설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정무직 당직자 108명이 새로 임명됐다. 활동기간이 오는 4월15일까지인 이 ‘원포인트 특위’들은 주로 예비후보들이 중점을 두는 지역구 현안과 연관돼 꾸려졌다. 김윤덕 전주갑 예비후보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특별위원회’, 김민석 영등포을 예비후보는 ‘영등포 3대 국정과제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정무직 당직자들도 폭증했다. 이탄희 전 판사 등 예비후보 59명이 당의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정책위 부의장직을 맡았고 김남국 변호사 등 30명이 중앙당 부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이 같은 특위·당직 임명은 정치 신인들에게 특히 집중되고 있다. 정치 경력이 짧은 만큼 총선에 내세울 직함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기상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입당한 지 37일 만에 정책위 부의장과 금천구지역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 외에도 영입인재인 홍정민 변호사, 임오경 전 핸드볼 국가대표 감독,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등이 정책위 부의장으로 임명됐다. 예비후보들은 이 직함을 언론 보도에 적극 활용하며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특위들이 회의 일정과 소속 위원이 없는 ‘속 빈 강정’이라는 점이다. 한 특위 위원장은 “지금은 다 비상임(특위)이고 선거 국면에서 회의를 할 수도 없다”며 “다른 위원 역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특위를 맡을 경우 활동내용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며 “정책위 부의장은 각 지역에서 현안들을 파악하기 위해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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