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환의 투자노트] <중> 새로운 대안, 대체투자 시대로의 진입


간두지세(竿頭之勢) 대막대기 끝에 선 형세라는 뜻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현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도 있듯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길은 있다.

‘1편- 저성장, 저금리 뉴노멀 시대의 도래’에서 언급했듯이 현 저성장, 저금리 환경은 구조적 이슈로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동시에,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서 개인 및 퇴직연금 성장 등으로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의 운용자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프 1. 퇴직연금시장 추이 및 전망)



저성장, 저금리 환경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가져다 주는 가장 큰 리스크는 재투자 리스크이다. 금리가 낮아지는 환경에서는 과거 고금리 자산의 만기 도래로 생긴 현금을 기존 자산 대비 낮은 금리로 투자하게 된다. 이로 인해, 조달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투자하게 되는 역마진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이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묘안이 있을까?

최근 언론에서 대체투자를 기사화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대체투자의 본질은 언급하지 않은 채 현 상황만 전달하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제는 일상화된 용어인 대체투자는 무엇인가?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는 전통 투자자산인 주식 및 채권형 자산을 대체하면서 채권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투자자산이다. 부동산, 인프라, 항공기, 인수금융, 구조화 자산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향후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서 대체투자는 기관 투자자들의 대안이자, 나아가야 할 커다란 방향성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면서도 역마진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운용자산 규모가 계속 성장하는 환경에서 역마진 리스크 헷지를 위해 대체투자의 자산 배분을 지속적으로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대체투자는 향후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자산군이 될 것이다.

이런 투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관 투자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딜소싱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투자할 돈은 넘쳐 나지만, 좋은 딜은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좋은 딜을 직접 소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투자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해야 한다. 대체투자는 기존 전통투자와 달리 딜을 보는 선구안 및 분석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를 갖추고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일은 기관 투자자의 경쟁력에 직결될 것이다. 셋째, 투자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확대해야 한다. 대체투자는 클럽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대체투자의 핵심 플레이어(key player)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또한, 대체투자딜에 대한 상호 검증 및 공동투자 관점에서도 이러한 투자 파트너와의 네트워크는 소중한 자산이다. 대체투자 시대의 도래 및 성장은 투자 세계의 예측 가능한 메가 트렌드이다.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는 유비무환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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