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석유전쟁으로 하루 만에 20% 이상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급락한 20.37달러에 장을 마쳤다. CNBC는 이는 지난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로, WTI 사상 세 번째 최악의 날이었다고 지적했다. 브렌트유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13.4%(3.85달러) 하락한 배럴당 24.88달러까지 밀려났다. 올 1월6일 62.69달러에 거래됐던 WTI는 불과 두 달여 만에 약 68%, 67.32달러에 거래됐던 브렌트유는 63%나 떨어진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로 촉발된 유가 하락의 불길에 산유국의 감산 갈등이 기름을 부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여행 등 모든 경제활동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석유 소비량이 빠르게 감소한데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한 뒤 증산 계획을 밝힌 것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증산을 본격 시작하는 다음달부터 더욱 큰 폭의 유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달에는 사우디와 라이벌 생산국들이 저장량을 압도할 정도로 석유 공급량을 늘려 석유 범람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런 러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상품전략가는 “코로나19 발병의 완전한 힘을 느낄 시기에 서구 경제에 엄청난 양의 원유가 유입될 것”이라며 “오는 4~6월에는 하루 1,000만배럴가량의 잉여분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