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신도시 프로젝트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사진제공=starlake-hanoi.com
# ‘하노이의 강남’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대우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신도시 수출 사업 ‘스타레이크시티’. 스타레이크시티는 하노이 구도심과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는 ‘끼뿌짜’ 지역 사이, 소위 말하는 ‘노른자 땅’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스타레이크시티 1단계 부지의 아파트 분양이 시작됐다. 베트남 현지 규정에 따라 최대 30%로 제한된 외국인 할당 물량은 시작과 동시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당 3,000~3,500달러선에 거래됐다. 롯데건설이 시공한 65층 규모의 ‘롯데센터 하노이’ 건너편에는 하노이 최고급 아파트로 꼽히는 ‘빈홈 메트로폴리스’가 있다. 빈홈 메트로폴리스는 분양이 시작되자마자 외국인 물량이 모두 팔렸다. 하노이 시내에 위치했다는 점도 높은 분양가에 한몫했지만 ‘베트남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빈그룹’이 지었다는 이름값 덕도 톡톡히 봤다.
하노이 부동산 시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베트남 현지의 양재식 VNK 하노이 지사장은 하노이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하노이는 아직 저평가됐다. 지금은 집값이 호찌민의 절반 정도지만 머지않아 호찌민만큼 오를 것으로 확신한다”며 “시세 차익을 생각한다면 하노이가 좋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경제수도인 호찌민에 가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지만 해외 유수 기업이 잇따라 하노이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노이 미딘 지역에 건설 중인 초고층 아파트 ‘매트릭스원’ 조감도 /사진제공=VNK투자자문
◇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역동적인 도시, 하노이=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하노이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53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베트남 전체 FDI의 38.4%로 호찌민보다 높았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기업 JLL이 전 세계 130개 도시의 인구, 부동산 투자거래, FDI 등을 토대로 ‘도시역동성지수(CMI·City Momentum Index)’를 산출해 발표하는 ‘가장 역동적인 도시’ 순위에서도 하노이는 호찌민과 함께 5년 연속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발표된 CMI에서 하노이와 호찌민은 각각 7위와 3위를 차지했는데 지난해에는 오히려 하노이가 3위, 호찌민이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노이가 자타공인 ‘떠오르는 시장’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부동산 분야 진출도 활발하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앞서 언급한 대우건설의 스타레이크시티다.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의 ‘서호’ 인근 63만평 부지에 2조5,7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정부부처·호텔·아파트·빌라·오피스 등이 들어선 행정복합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지난 1996년 대우건설이 베트남 정부에 신도시 조성을 제안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현재 1단계 부지에 들어서는 고급 빌라는 그 가격이 우리 돈으로 10억~20억원 정도였지만 완판을 기록했다. 아파트도 외국인 분양 할당 물량인 30%를 모두 채운 상태다.
스타레이크시티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입지’다. 한국 대사관을 비롯해 전 세계 14개국의 대사관이 들어서는 외교단지와 접하고 있고 하노이 최고 부촌인 끼뿌짜 지역과도 가깝다. 스타레이크시티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가 건설되고 있다는 점도 최대 호재 중 하나다. 약 2,600억원을 투자해 2022년 완공되는 삼성전자 R&D센터는 지상 16층, 지하 3층 규모로 모바일과 네트워크 분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발에 필요한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R&D센터 완공 후 3,000여명의 R&D 인력이 유입되면 스타레이크시티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미딘 지역에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 ‘매트릭스원’ 현장./사진제공=VNK투자자문
◇초고층 마천루 들어서는 ‘한인타운’ 미딘=하노이 내 한인밀집지역 중 하나인 ‘미딘’도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한 곳이다. 한인타운답게 한국 기업의 오피스, 한인 식당, 학원가 등이 잘 조성돼 있어 자녀를 둔 한국인의 선호가 높다. 미딘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하노이 어디에서든 보이는 최고층 마천루 ‘랜드마크 72’다. 국내 중견 건설사인 경남기업의 작품으로 2011년 완공됐다. 높이 350m에 연면적은 잠실종합운동장 5개 크기인 60만9,673㎡에 달하며 72층짜리 타워동과 48층 높이의 ‘경남아파트’ 2개 동으로 이뤄졌다. 방 3개와 화장실이 2개 딸린 107㎡ 크기의 경남아파트 월세는 1,300~1,400달러 정도로 꽤 비싼 편이다.
미딘에 들어서는 ‘매트릭스원’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제공=VNK투자자문
미딘에 들어서는 고급아파트 중 가장 눈에 띄는 단지는 부동산개발업체 MIK그룹의 ‘매트릭스원’이다. 랜드마크72와 비슷하게 73층 높이의 타워동 옆에 44층짜리 아파트 2개 동이 들어서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분양가가 2,500~3,500달러 수준이었는데 현재 외국인 할당 물량 중 70% 이상이 분양됐다. 특히 인근 호수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가구의 경우 분양을 시작한 지 하루 이틀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고 알려졌다.
◇행정수도 혜택?…‘핑크북’ 발급 용이=베트남의 외국인 부동산 매매 규제는 엄격하다. 2015년 주택법이 개정되며 외국인도 개인 자격으로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게 됐지만 신규 개발 프로젝트 구역에서만 매매가 가능하다. 이마저도 외국인 할당 몫이 정해져 있어 전체 가구 수의 30%까지만 분양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등기권리증에 해당하는 ‘핑크북’ 발급도 까다로운데 부동산 매입 전 해당 아파트가 핑크북이 나오는 아파트인지 아닌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노이 현지의 양 지사장은 하노이 부동산 투자 유인 중 하나로 핑크북 발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을 꼽았다. 하노이가 정치·행정수도인 만큼 핑크북 발급 절차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것이다. 양 이사는 “최근 미딘 지역 ‘빈홈 스카이레이크’ 아파트에 한국인 몇 분이 입주했는데 대부분이 3~4개월 안에 핑크북을 다 받았다”며 “다른 도시는 이보다 오래 걸린다. 하노이만의 큰 혜택”이라 설명했다.
베트남 최초의 도시철도인 하노이 지상철이 개통을 앞둔 것도 하노이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작용한다. 하노이에는 3개 지상철 노선이 건설 중인데 이 가운데 완공돼 현재 시범운행을 하고 있는 2A 노선이 올해 정식 개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도움말=리맥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