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미조. /성형주기자
아무리 타고난 재능이 있어도 37년 만의 앨범 녹음을 그토록 빨리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정미조가 지독한 ‘연습벌레’이기 때문이다. 쉼 없는 연습을 통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녹음실에 들어간 그의 노력 때문에 오랜만의 음반 작업은 물 흐르듯 원활하게 진행됐다.
정미조는 “히트곡인 ‘개여울’은 살면서 셀 수 없이 많이 불렀다. 하지만 최근에도 노래를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잡히면 열흘 전부터 매일 ‘개여울’을 부른다”고 말했다. 준비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노래를 선보일 수 있도록 자신을 가다듬는 것이다. 특히 공연을 앞두고는 연습 강도를 더욱 높인다. 17~18곡, 많게는 21곡까지 소화해야 하는 공연에서 마지막 곡까지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한 담금질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밖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그에게는 집에서 연습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다. 정미조는 “집에만 있다고 해서 답답해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도 하고 노래 연습도 30분에서 1시간씩 매일 하면서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수 정미조. /성형주기자
그가 음악에 있어서만 철저한 것은 아니다. 정미조는 “인생을 살면서 매사에 철저한 성격”이라며 “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지만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강의를 들을 때 항상 맨 앞에 앉아서 선생님의 말씀을 놓치지 않고 모두 필기했다”고 회상했다. 시험 때가 되면 그에게 노트를 빌려달라는 친구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파리 유학 시절에도 미술 공부는 물론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언어 공부에 매진했다.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한 이들을 제치고 입학하기 힘든 프랑스 미술학교에 당당히 합격한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었다.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혼신의 힘을 다한 것이 지금의 정미조를 만들었다.
지난 2015년까지 22년간 교수 생활을 한 정미조는 강의를 할 때도 열정적이었다.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방학 때면 유럽에서 열리는 좋은 전시를 찾아 직접 영상을 찍고 편집해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정미조는 “정년을 앞둔 상태에서는 강의도 적당히 할 수 있는데 나도 모르게 열정적으로 강의하다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며 “학생들이 이제 잠깐 쉬고 하자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사진=성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