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서둘러라

한국이 미국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패닉에 빠졌던 금융시장이 일단 진정되고 있다. 달러 사재기까지 연출했던 외환시장은 하루 만에 원·달러 환율이 40원 가까이 내려가는 등 안도감이 배어 나왔다. 하지만 현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이라 할 정도로 지극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를 넘지만 증폭되는 경제적 쇼크로 달러 곳간은 금세 빌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을 때도 환율은 잠시 급락했다가 한 달 만에 전고점을 뚫는 등 불안이 이어졌다. 이번에도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에 따른 달러 수요가 여전해 시장이 조금이라도 균형을 잃으면 달러화를 찾는 아우성이 재연될 수 있다.


이를 선제적으로 막으려면 미국 외 다른 국가들과의 통화스와프를 최대한 많이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실물과 금융이 동시에 위기에 처했을 때는 외환 방파제를 가능한 한 높이 쌓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현재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미국·중국 등 8개국인데 통화스와프 체결 국가를 더 늘려갈 필요가 있다. 특히 2015년 중단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하루빨리 복원돼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한일 통화스와프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경제뿐 아니라 외교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양국 갈등은 치유하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양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양국 간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은 어느 나라보다 강고하게 엮여 있다. 더욱이 경제위기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을 치유해갈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역발상의 지혜’다. 양국 지도자들은 지금이라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일 간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그 첫 번째 단추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