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한 달 만에 제한적 산문 개방

산문폐쇄 조치 해제하고 자체 방역
개별적인 참배와 방문만 가능하고
법회와 행사 중지는 당분간 계속돼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최성욱기자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고려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는 경남 합천의 해인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했던 산문을 한 달 만에 개방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간 취해왔던 산문폐쇄 조치를 해제하고 자체적 예방·방역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현응스님은 “해인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봉쇄라는 선제적 조치를 시행했다”며 “아직 전염병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에 대처하는 국민들의 의식이 향상됐고, 예방·방역·의료에 대한 의료인과 공무원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줄기차게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해인사와 이 지역의 주민들도 자체적인 노력으로 이 상황에 대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인사는 산문은 개방하지만 스님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봉행해오던 예불과 법회를 제외한 신도들이 모이는 법회와 행사는 중지하고 개별적인 참배와 방문에 대해서만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대신 모든 해인사 방문객들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입 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해인사는 사찰 내 곳곳에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경내 소독 등 자체적인 예방·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인사는 코로나19 감염예방과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지난달 21일부터 일반의 출입을 통제해왔다. 신도들의 참배와 관광객의 출입을 차단하고 가야산 국립공원사무소와 협의해 탐방객의 입산도 금지했다. 사찰 출입이 통제되면서 해인사 스님들과 직원들의 외출도 한 달간 전면 금지됐다. 해인사는 연간 100만명 이상의 참배객과 탐방객들이 찾고 있는 한국 불교의 대표 성지다.

현응스님은 “우리민족은 전쟁으로 전국이 도탄에 빠지던 전쟁기간에 팔만대장경을 조성해 국민을 단합시키고 국난을 극복했던 위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홍익인간 정신을 내세우는 이 나라의 어진 국민들은 오늘의 이 전염병 사태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다. 해인사도 부처님의 자비와 가호를 비는 기도와 국민성원을 계속하겠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불보살님의 가호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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