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비중 35%로 껑충...'캡' 적용 변동성 더 커지나

코스피200 내 작년 9월 27%서 ↑
6월 캡 적용땐 증시 더 출렁일수도
거래소 "비중축소 방안 다각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폭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가 코스피200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이 달 들어 주가가 16.2% 하락했지만 코스피200 지수는 같은 기간 20% 이상 폭락하는 등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시총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오는 6월 예정돼 있는 시가총액비중 상한제도(캡·CAP) 적용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삼성전자가 코스피200 전체 시가총액 내 점유율은 34.85%에 달했다. 지난 9월 27.77%에 비해 7.08%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 19일엔 점유율이 35.35%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 가운데에도 비교적 ‘방어력’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총 16.2%나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200(20.28%)에 비해 그 하락 폭이 적었다. 북미와 중국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걸로 점쳐지면서 여타 경기순환 업종에 비해 실적 침체 우려가 작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거센 매도세에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집하면서 주가 하락을 저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4분기부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2020년 영업이익의 61.4%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지난해보다 40.89% 늘어난 39조1,240억원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로 컨센서스는 하향 추세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커지면서 ‘캡’ 적용 문제도 계속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캡 제도는 특정 종목에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해 6월 도입됐다. 매년 3~5월 혹은 9~11월 특정 종목의 코스피200 내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넘으면 이를 6·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30%로 낮춰야 한다. 만약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오는 6월 지수 정기 조정일에 처음으로 캡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실제로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로 들어오는 자금이 급격히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캡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코스피200 지수를 좇는 패시브 자금이 삼성전자 보유 비중을 30%로 제한하는 과정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크게 하락한 반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제한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더 올라 갈수록 캡 적용시 변동성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도 시장 충격을 감안해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캡 적용시 원래는 하루에 초과 비중을 털어내야 하지만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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