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가 4·15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종로·광진을·동작을·구로을 등 서울의 주요 격전지 네 곳을 선정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네 곳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미래통합당 후보의 지지율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곳은 민주당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통합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는 광진을이 유일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19~20대 총선에서 잃은 서울을 다시 탈환하겠다는 통합당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관련기사 6·7면
본지가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종로·광진을·동작을·구로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각각 5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로에서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52.3%의 지지율로 황교안 통합당 대표(29.3%)를 23%포인트 차로 제쳤다. 동작을에서는 민주당의 이수진 전 판사(44%)가 나경원 통합당 의원(34.9%)보다 앞섰고, 구로을에서는 민주당의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40.9%)이 김용태 통합당 의원(22.9%)을 눌렀다. 표본오차가 ±4.4%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곳은 오차범위를 벗어난 결과다. 광진을의 고 전 대변인(40.9%)과 오 전 시장(36.6%)만이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세를 보였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은 엇갈렸다. 서경 펠로(자문단)인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합당이 탄핵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고 본다”며 “통합당과 미래한국당 등에서 공천 잡음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서경 펠로인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은 정권을 평가하는 성격을 갖는데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 ‘조국 사태’, 경제악화 등 코로나19 때문에 덮인 문제가 많다”며 “가려져 있는 심판론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재선 서울시장인 오 전 시장과 3선 의원인 나 의원의 경우 지지율은 뒤졌지만 각각 지역 현안을 더 잘 해결할 후보,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서는 이 전 판사와 고 전 대변인을 제쳤다. 이에 대해 엠브레인 관계자는 “아무래도 선거 초반전에서는 ‘정치 신인’보다 정치 경력이 풍부한 인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피조사자는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휴대전화 가상번호 활용 방식으로 선정했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지훈·구경우·김인엽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