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유포한 ‘박사’를 붙잡은 경찰이 또 다른 메신저인 ‘디스코드’ 내 성폭력 수사에도 속도를 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디스코드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3일 진행한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모니터링과 여성 단체로부터의 제보 등을 통해 ‘디스코드’를 이용한 아동 성착취물 및 불법음란물 유통 사례를 확인·수사 중”이라며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등 해외 법집행기관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디스코드도 관련 절차에 따라 요청 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디스코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온라인 메신저 기업이다. 주로 게임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텔레그램으로 수사망이 좁혀오자 일부 음란물 유포자가 디스코드 등 다른 메신저로 이동한 상태다. 민 청장은 “경찰청은 사이버안전국에 ‘글로벌 IT기업 공조 전담팀’을 신설해 해외 SNS 기업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모 씨의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범죄 예방 효과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씨는 지난 19일 구속됐다. 조씨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조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경찰은 마스크 매점매석 등과 관련해 지금까지 총 207건·444명을 적발하고 마스크 1,274만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정보 유포에 대해서는 총 213건을 수사해 102건(161명)을 검거했다.
민 청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인 최모씨의 소송 사기·사문서 위조 의혹을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 중인 데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