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30대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2·16 대책’,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전체적으로 거래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청약 전선에서 밀린 30대들이 여전히 아파트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30대 매입 건수 비중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30.4%)보다도 2.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월 거래는 총 9,522건으로 지난 1월(1만 491건) 대비 9.2%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30대 아파트 거래 건수는 3,188건에서 3,141건으로 1.5% 감소한 데 그쳐 전 연령대에서 비중이 가장 컸다. 기존 큰 손이던 40대 비중이 27.5%로 전달 대비 1.4%포인트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전달 대비 강북구에서 12.3%포인트 증가하며 가장 비중이 크게 늘었다. 중구(증가 폭 11.2%p), 동대문구(7.4%p), 송파구(6.5%p), 용산구(6.1%p)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서도 30대 거래 비중이 늘어난 점도 인상적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12·16 대책 시행에 따라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이 막히면서 거래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30대 거래 비중이 1월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서초구를 제외하면 송파구(6.5%p), 강동구(3.6%p), 강남구(1.1%p) 등은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금력을 갖춘 30대를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최근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자금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매수는 금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가 큰 손으로 떠올랐다”며 “최근 들어 더욱 공격적인 구입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주식 시장 악화 등 전체적으로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만큼 2금융권 등 무리한 대출을 통한 내 집 마련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