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T
황창규 KT(030200) 회장 체제가 6년 만에 막을 내린다. 황 회장은 KT 민영화 이후 처음 연임 임기를 채운 CEO로 기록된다.
KT는 23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황 회장의 이임식을 가졌다. 이날 이임식은 지난 2005년 이용경 사장 이후 15년 만에 이뤄진 KT CEO의 이임식이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로 기억되고 싶다”며 “지난 6년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준 임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를 뛰어 넘어 135년 역사의 KT 그룹을 글로벌 1등으로 올려달라”고 강조했다.
민영화 이후 KT에서 연임 임기를 끝까지 채우고 떠난 CEO는 황 회장이 처음이다.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첫 CEO인 이용경 전 사장은 단임으로 물러났고 남중수 전 사장도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전임인 이석채 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배임 혐의로 중도 사퇴했다.
황 회장은 ‘미스터 5G’로 불릴 정도로 5G 상용화를 위해 앞서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을 선언하기도 했다.
또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는 출시 1,000일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으며 AI 호텔, AI 고객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 AI 영역이 넓어졌다. KT의 수익 개선에 나서 지난 2015년부터 5년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한편 서울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는 오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8년 아현국사 화재로 ‘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해 소비자들과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후 황 회장은 국회 청문회에 직접 참석해 해명하기도 했다. 채용 비리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의혹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황 회장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KT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구현모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구 사장은 12년만의 내부 출신 CEO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