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카엠부 축구경기장 그라운드에 코로나19 치료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상파울루=AP연합뉴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 홈구장인 산마메스 스타디움 관계자가 구장 펜스를 손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토론토 투수 류현진(오른쪽)이 24일 팀 동료 야마구치 순(왼쪽)과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 외야에서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외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하면서 류현진과 야마구치 등 일부 외국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발이 묶였다. /야마구치 순 소셜미디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바라보는 스포츠계의 시선이 한층 더 심각해지고 있다. 좀처럼 변곡점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확산에 ‘일시 중단’이던 스포츠 경기 일정은 ‘무기한 연기’로 속속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수준 높은 축구 리그로 평가받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지난 23일(한국시간) 최소 2주간의 경기 중단에서 무기한 연기로 방침을 변경한 데 이어 24일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결승 일정을 기한 없이 미루기로 결정했다. 유럽 클럽대항전의 최고 무대인 챔스 결승은 오는 5월3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챔스 다음으로 권위 있는 유로파 결승은 5월27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현재로서는 두 대회 결승을 6월 말에 치르는 방안이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 없다. 챔스는 현재 16강 일정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16강 1차전 결과만으로 8강 진출팀을 가린 뒤 8강과 4강을 홈앤드어웨이가 아닌 단판으로 치르고 경기 장소는 동전 던지기로 정하는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다.
18일까지 무관중 경기로 일정을 이어가던 터키 프로축구 리그도 19일부터 리그 일정이 무기한 중단됐고 호주 프로축구 A-리그 역시 무기한 중단 결정을 24일 발표했다. 호주에서는 전날까지도 프로축구 경기가 정상 진행됐지만 이날 정부가 비필수시설에 대한 봉쇄를 단행하면서 축구도 멈췄다.
최고 인기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도 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일단 4월30일까지 휴식기를 가지기로 한 EPL은 최근 구단들 간의 긴급회의에서도 재개 예상시점을 잡지 못했다. 2019~2020시즌 종료까지 팀당 9~10경기를 남긴 가운데 어떻게든 시즌 일정을 다 소화하겠다는 자세지만 주변 상황이 점점 악화함에 따라 플랜B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늦어도 6월1일부터는 무관중으로라도 리그를 재개해야 올 시즌을 마감할 수 있고 8월에 새 시즌을 제때 시작할 수 있다는 게 EPL의 입장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3주간 외출 자제령을 내리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EPL은 4월3일에 코로나19 관련 회의를 다시 열 예정이다.
이달 27일이던 2020시즌 개막을 최소 2주간 연기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또한 무기한 연기로 기울고 있다. 마크 샤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 사장은 24일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올라가 있어야 시즌에 들어갈 수 있는데 스프링캠프 훈련장의 폐쇄로 현재 거의 모든 선수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막 일정을 잡기 전에 최소 2~3주의 캠프 기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MLB는 개막일을 8월 이후로 잡아야만 한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