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약 6,228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주관사단으로 참여한 증권사들이 발행금액 전부를 총액인수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회사의 현금 흐름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30일 6,227억8,200만원 규모의 ABS 발행을 확정했다.
ABS란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미리 담보로 잡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발행에서 BC카드를 통해 결제되는 한국지사 항공권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았다. 15개월부터 최대 60개월까지 만기를 나눴다. 16회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일시 상환하는 구조다.
금융기관 가운데선 산업은행(800억원), NH투자증권(600억원), 한국투자증권(600억원), KB증권(600억원), 키움증권(600억원), 유안타증권(550억원), 미래에셋대우(550억원), 부국증권(400억원), 교보증권(200억원), 하이투자증권(300억원), 대신증권(150억원), 신한금융투자(200억원), 한화투자증권(150억원), SK증권(150억원), 신영증권(150억원) 등이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참여해 물량을 가져간다.
이번 ABS발행을 확정하면서 대한항공은 경색된 현금흐름에 일시적으로나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15조8,828억원이다. 이가운데 4조3,542억원 가량을 올해 갚아야 한다. 4,95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돌아오지만 차환 발행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시장에서 하위등급 회사채 기피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ABS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대한항공의 회사채와 기존 발행된 ABS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리스트에 올렸다. 여객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회사의 실적이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기존 발행한 ABS의 회수 실적은 지난달 40~70%에 그쳤다. 한신평 관계자는 “여객수요 감소율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되고 추가신탁 등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지급 트리거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