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페트병 활용해 물속 항생물질 없앤다

■정경원·최재우 KIST 박사팀
100% 제거 흡착소재 개발
"에너지 등 다분야 이용 기대"

버려진 폐트병을 활용해 만든 다공성 탄소복합소재 개발 모식도. /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해 물속에 있는 항생물질을 제거하는 고효율 흡착소재를 개발했다. 항생물질은 전염병 예방·치료에 사용되지만 수자원에 유출되면 물을 섭취하는 사람과 동물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자원순환연구센터의 정경원 선임연구원과 최재우 책임연구원팀이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를 개발해 환경소재뿐 아니라 에너지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해 고순도의 유기 리간드를 추출하고 이 물질을 흡착 소재로 합성했다. 유기 리간드는 금속·유기 구조체(MOF) 합성에 활용되는 물질이다. 그동안 유기 리간드는 비용이 많이 들어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알칼리 가수 분해 공정을 통해 버려진 페트병에서 테레프탈산 물질을 추출했다. 테레프탈산은 금속·유기 구조체를 만들기 위해 철과 철 사이에서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유기 리간드의 역할을 한다. 테레프탈산을 활용해 물속의 항생물질을 제거하는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를 개발하고 탄소복합소재에 철을 기반으로 한 금속·유기 구조체를 덧붙였다.

연구팀이 물속에 항생물질을 넣고 이 흡착소재에 항생물질이 얼마나 달라붙는지 실험한 결과 약 90분 동안 항생물질을 100%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다공성 탄소복합소재 1g당 약 671㎎의 항생물질이 달라붙었다. KIST의 최재우 박사는 “이는 학계 최고 수준”이라며 “흡착·탈착 공정을 5회 반복해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를 재사용해도 초기 성능 대비 약 90% 이상의 흡착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복합재료 파트 B: 엔지니어링’에 게재됐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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