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브루킹스연구소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L자형’ 경기침체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는 급격하지만 짧은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도 내다봤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장 긍정적인 편입니다.
그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나와 “매우 가파르지만 짧은, 나는 짧은 것을 희망한다”며 “모든 것이 셧다운 됐기 때문에 다음 분기 침체는 당연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셧다운 기간 동안에 노동력에 너무나 많은 피해가 없다면 그때 우리는 매우 빠른 반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버냉키 전 의장은 양적완화(QE)와 제로금리로 경제를 구해냈습니다. 돈을 뿌려댄다는 의미에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죠.
그는 또 지금과 1930년대의 대공황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1930년대의 장기 침체보다 차라리 대형 눈사태나 자연재해에 더 가깝다”고 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도 차이가 있는데요. 그는 “2008년은 금융시스템의 위기가 경제를 전염시켰다면 이번엔 코로나바이러스가 불러온 경제의 광범위한 문제가 은행을 전염시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통화와 재정정책이 답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확산 사태 자체가 진정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아무 것도 효력이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공공보건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연준이나 재정정책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공공보건, 확산세 방지가 핵심이라는 얘기입니다. 여전히 날카로우면서 정확한 분석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