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긴급 대출 접수가 시작된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 줄서기에 이어 소상공인 대출 대란이 벌어지자 보증서 없이 빠르게 빌려주는 ‘소진공 1,000만원 직접대출’에 대해 신용등급 4등급 이하로 대상을 제한하고 출생연도에 따른 홀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1일부터는 전체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에서도 연1.5% 초저금리 긴급경영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27일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소상공인 금융지원 신속집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이 필요 없는 ‘소상공인진흥공단 1,000만원 직접대출’의 경우 줄서기 등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홀짝제를 시행한다. 홀수날에는 출생연도가 홀수인 사람이, 짝수날에는 출생연도가 짝수인 사람이 각각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경영자금 대출은 기존 기업은행과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전체 시중은행으로 대출 창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건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에 처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저리 보증부 대출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출 상담과 집행 과정의 ‘병목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현장 정잭집행을 고려하지 않고 발표해 하루에만 전국 62개 소진공 센터에 1만5,000여명의 소상공인이 몰려들며 ‘줄서기 대란’이 벌어졌다. 정부는 온라인 접수(소진공), 번호표 교부를 통한 상담시간 예약, 제출서류 간소화 등 고객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1~3등급 고신용자는 타 상품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높으면서 대출신청금액이 3,000만원 이하라면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정부는 다음달 6일부터 지신보 심사를 기은에 위탁해 대출과 보증을 동시에 실시하도록 해 집행을 5일 내외 단축한다. 소상공인들은 대출 신청 전에 신용등급을 사전 조회해 본인에게 적합한 대출기관을 방문하면 된다.
한편 시중은행은 이차보전 대출에 총 3조5,000억원을, 기업은행은 5조8,000억원을 한도 배정해놓고 있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소상공인진흥공단 대출 한도는 2조7,000억원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연1.5%의 초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규모는 12조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누적물량이 있어 4월 하순에야 정상처리기간(5일내외)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