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백성기 위원장 "고(故)함태호 오뚜기 회장 기부로 출발한 미얀마 대학"

종교단체 기부한 주식 3만주가 종잣돈
사회환원 차원서 프로젝트 진행했지만
예상치 못한 증여세 소송에 휘말려 답답
대법서 '부과' 판결땐 사업 차질 우려도

백성기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 대학설립추진위원장이 27일 서울경제와 만나 미얀마 현지 사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백성기 한국아세안친선협회(KAFA) 대학설립추진위원장이 미얀마에 대학 설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故) 함태호 오뚜기 회장의 주식 기부 선행에서 비롯된다. 함 회장은 사망 직전인 지난 2015년 오뚜기 주식 3만주를 한 종교단체에 기부했고 이에 힘입어 대학 설립이 싹틀 수 있었다. 3만주를 받은 이 종교단체가 한 복지재단의 노인복지센터 건립에 1만주를, 장애우들의 미술활동을 돕는 밀알미술관 시설 현대화에 3,000주를 사용한 뒤 남은 주식 1만7,000주를 대학 설립을 위해 쓴 것이다.

당시 미얀마에서 박해를 받는 소수민족을 위해 봉사활동과 학교 설립, 구호활동, 난민 지원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던 이 종교단체는 기부받은 주식을 팔아 미얀마에 학교를 설립하는 게 어떤지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했고 “너무나 좋은 생각”이라는 동의를 얻어냈다.


이후 미얀마의 학교 설립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백 위원장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마주했다. 이 종교단체가 증여받은 주식에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렸다. 다행히 1심 재판에서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판결이 났다. 증여받은 주식은 사회환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뿐 아니라 오뚜기와 관계가 없어 불법·편법적인 탈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고등법원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히면서 다시 증여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판결이 났고 현재 증여세 문제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백 위원장은 “오뚜기 주식을 증여받을 당시의 주가는 주당 108만8,200원으로 전체 증여가액은 185억여원(1만7,000주)에 달했다”며 “하지만 증여세인 79억여원을 납부할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주식 증여의 경우 증여 당시의 평가금액으로 증여세가 부과된다. 오뚜기 주가는 과거의 주당 108만원이던 평가액과 달리 현재 46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증여세 79억여원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현재 증여받은 주식 전부를 팔아 1억여원을 더 보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백 위원장은 “통상적으로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1~3년이 소요된다는 법률적 조언을 받았다”면서 “만일 대법원이 증여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결할 경우 미얀마 대학 설립 추진 프로젝트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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