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9일 담화문을 내고 “코로나19 위기 파고를 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병행하겠다”며 “코로나19 사태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고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과 주주 여러분이 이번 한진칼(180640) 주주총회를 통해 보내준 신뢰는 이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준 기회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앞서 27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과반(56.67%)의 찬성으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주총이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 속에 치러지며 주주와 직원의 다양한 얘기를 듣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한진그룹 발전의 또 다른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의 공세에도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조 회장 앞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라는 중차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아 대부분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했다.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비행기들이 서 있다./이호재기자
조 회장은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특히 항공산업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고 대한항공의 경우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경영 상태가 정상화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한 조 회장은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호소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로서 이와 같은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가장 먼저 앞장서겠다”면서 “제가 솔선수범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영환경이 정상화되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의 소명 의식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 여러분을 위해 더욱 헌신하겠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에 대해 늘 부채 의식을 갖고 사회에 더욱 환원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