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120억弗...한은, 31일 1차 공급

경쟁입찰 방식으로...수은도 포함
금융기관, 대출액 110% 담보해야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오는 31일 금융기관에 공급한다. 자금은 경쟁입찰방식으로 대출될 예정이며 1차 공급액은 총 600억달러 중 20%인 120억달러다.

29일 한은은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첫번째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입찰금액은 120억달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첫 입찰 때 40억달러를 풀었던 것에 비하면 3배 커진 규모다. 한은은 “무역금융, 단기자금수요 등 최근 외화자금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현재 시장 수요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찰금액 확대 배경을 설명했다. 경쟁입찰외화대출 방식과 통화스와프 시장 참여 방식 중 한은이 경쟁입찰을 선택한 것은 금융기관에 필요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입찰기관에는 수출입은행도 포함됐다. 2008년에는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외은지점 포함)과 농·수협의 신용사업부문,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이 포함됐지만 수출입은행은 제외됐었다. 한은은 “2008년 당시에는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있어서 유동성 중복 공급이 될까봐 제외했었지만 이번에는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소응찰금액은 100만달러이며 이번 입찰금액 중 20억달러는 7일물, 100억달러는 84일물로 구분됐다. 금융회사별로 최대 응찰금액은 7일 만기 대출의 경우 3억달러, 84일 만기 대출은 15억달러로 한정해 자금이 시중에 고루 풀리도록 했다.

입찰금리는 금융위기 당시와 동일하게 낙찰 금융기관이 응찰 시 제시한 금리를 각각 적용하는 복수가격방식으로 정한다. 2008년 한은의 1차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때는 15개 기관이 입찰에 응해 평균 연 6.84%(최저5.22%) 금리에 자금을 공급받았다. 아울러 한은은 이번 외화대출액의 110%를 담보로 받는다. 담보물은 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을 우선적으로 받고 부족하면 은행채,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 원화 현금도 인정된다.

한은은 외화자금사정 등을 감안해 추가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총 5차례에 걸쳐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164억달러가 시장에 공급됐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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