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당 최지은 "삼성, 하버드, 아프리카 찍고 노무현의 성지 도전”

부산 북강서을 출마
한국인 최초 아프리카 개발 은행 입사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
“확대 재정으로 경기 방어는 가능,
장기적으로 생산성 제고 필요”
재난기본소득, 선지급 후 환급 필요

최지은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강서을 후보 인터뷰/권욱 기자

“비례대표, 수도권 출마 등 여러 방안을 고려했지만, 부산 북 강서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총선 도전 지역구이자 청년 정신, 도전 등 여러 의미를 지닌 지역구라고 판단했습니다. 삼성전자, 하버드 대학교, 아프리카 개발 은행 한국인 최초 입사 그리고 세계은행까지. 부산 북 강서을 출마도 이러한 도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 인재로 4·15 총선 부산 북·강서을에 전략공천 된 최지은 후보는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경제 전문가다. IMF 당시 아버지의 도산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는 과거 굴지의 대기업에 4년가량 근무하다 돌연 퇴사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로 떠났다. 모든 사람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싶었다는 최 후보는 이후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 개발 은행에 들어가 이집트 경제 개발 계획을 짰고,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지은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강서을 후보 인터뷰/권욱 기자

최 후보는 29일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북·강서을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인구 유입률이 높은 곳 중 하나며 공항에 항만까지 있어 동남권의 경제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반면 신도시인 만큼 교육이나 교통 시설이 부족해 지역 현안을 더 잘 챙겨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나라 경제 체질과 관련해서는 생산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후보는 “확대 재정을 해서 경기 방어는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과거 아프리카 개발 은행에 입사해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4년간 근무했다. 2011년 아랍 혁명 당시 이집트 담당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그는 이집트 경제 개발 계획 수립 과정에 참여하며 ‘일자리 없는 성장의 한계’에 대해 집중 연구한 경험도 있다. 최 후보는 “당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일자리 문제 때문에 분신자살을 했는데 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며 사람들이 시위를 하기 시작했고 혁명이 일어났다”며 “일자리 문제, 나아가 경제 지표와 달리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포용적 성장 기조를 가진 민주당에 입당하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한편 최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사태 대응을 위해 중앙 정부 차원에서 재난 기본 소득을 최대한 빨리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일단 모든 국민에게 재난 기본 소득을 투입하고 연말 정산 또는 추가 정산 기간에 고소득자에 한해서는 환급해 가져올 수 있다”며 “지급 기준을 정하다 보면 족히 몇 개월은 지날 텐데 경제 위기, 금융 위기 때는 빠른 방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다음은 최지은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4·15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 지역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각오는

=비례대표, 수도권 출마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는데 부산이 제 고향이기도 하고 여러 의미가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했다. 출마 준비 전에 지역에 돌아다니며 많은 고민을 했는데 (북·강서을은) 빠르게 성장하고 전국에서 가장 인구 유입률이 높은 곳이다. 공항도 항만도 있고 국제 경제 전문가로서 할 일ㅇ 너무 많고 제 캐릭터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동남권, 부울경 경제의 지정학적 중심, 경제 중심으로 만들 수 있다. 한편 신도시에 교육이나 교통 관련 시설이 안 들어와 있어서 지역 현안에 대한 욕심에 출마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지역구, 청년 정신 등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는 지역구로 판단했다.

-삼성전자에 다니다 퇴사하고 진로를 바꾸게 된 이유는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공부하는 게 경제학이라고 생각해서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 IMF 때 아버지 회사가 도산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빈곤, 가난한 나라, 북한을 포함해 관심을 갖게 됐다. 삼성에 다닐 때 아주 많이 배웠고 재밌게 다녔지만 더 큰 도전을 위해 유학을 갔고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북한 관련한 일을 해보려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일하게 됐다. 가장 의미가 있는 곳에서 일하겠다고 해서 아프리카 개발 은행에 한국인 최초로 입사했다. 삼성을 그만두고 하버드, 그리고 아프리카, 이번 북 강서을에 도전하게 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아프리카 생활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얼마나 있었나

=4년이다. 튀니지에 본사가 있었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담당을 했다. 빈곤 문제를 주로 다뤘다. 북아프리카에서 당시 아랍 혁명이 있었다. 튀니지에 살면서 이집트를 담당했는데 혁명을 두 번 겪었다. 이집트 혁명 때는 한국 대사관에서 구출해줘서 파리로 피난을 가기도 했다. 당시 튀니지, 이집트의 성장률이 굉장히 좋고 아주 안정됐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해 이코노미스트들의 보고서를 보면 튀니지, 이집트 정치가 안정돼 경제가 성장할 거라고 예측했는데 혁명이 났다. 당시 대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일자리 문제 때문에 분신 자살 했는데 유튜브에 영상이 돌고 사람들이 이걸 보고 시위를 하기 시작하며 혁명 일어났다. 일자리 없는 성장의 한계다. 겉으로 보이는 경제 지표와 달리 국민 체감하는 삶의 문제가 있었다. 그때 나온 얘기가 포용적 성장을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세계은행에서 처음 내놓았는데 주목 받지 못하다가 아랍 혁명 때 일자리 없는 성장의 한계, 포용적 성장 얘기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포용적 성장 얘기할 때는 우리도 이제 이런 얘기를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 반가웠다.

-우리나라 경제의 고질적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단기간에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고 큰 그림에서 보면 여러 나라가 칭찬하고 있지 않나. 코로나 사태도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적극 방어하는 모범 사례다. 코로나 사태는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문제다. 세계가 공조해서 풀어야 할 사안이다. 한 나라가 방어할 게 아니다. 통화 스와프가 좋은 예다. 세계은행, IMF 등도 긴급 자금 마련을 통해 돈을 마련하고 있다. 2019년 성장률을 보면 G20 국가 중에 잘 한 편에 속한다. 신용 등급도 높고 재정 건전성도 좋은 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올려야 한다. 재정을 통해 경기 방어 는 할 수 있지만 근본적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는

=소득주도성장은 포용적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가야 하는 방향은 포용적 성장이다. 옛날에 성장은 성장대로 분배는 분배대로 해야 한다는 거였는데 포용적 성장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소외된 사람 끌고 갈지의 문제다. 예를 든다면 작년에 저개발 국가 위해 미래 일자리 보고서를 쓴 적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은 기술 때문에 양극화가 심화한다. 중진국에서도 심화한다. 하지만 후진국에서는 줄었다. 소득이나 사회 구조 변화도 있지만 후진국은 기술을 쓰는 주 소비자가 가난한 사람이다. 시골에 은행이 없는데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하게 된 농부가 많아지니까 서비스가 더 많이 생기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기술이 청년이나 엘리트 중심으로 쓰인다. 기술 발전과 동시에 소외된 집단 이 기술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을지, 사회가 빨리 변하고 4차 산업 혁명 기술 중심으로 가는데 어떻게 하면 노인이나 기술에 익숙지 않은 분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원내에 입성한다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법안은

=하나는 부울경, 동남권 경제 특별법 만들고 싶다. 부산 경제가 원래 1970~80년대만 해도 수출의 4분의 1을 담당했다. 그러나 제조업 쇠퇴하면서 새로운 산업이 빨리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기차 산업으로 옮겨야 하는데 빨리 안 되고 있고 우버와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는 현대차보다 기업 가치가 훨씬 높은데 부족하다. 부산을 그런 사업들로 어떻게 많이 채울지가 균형 발전과도 연결된다. 해당 산업이 잘 될 수 있게 규제 완화 등을 할 필요도 있다. 포용적 국회를 만드는 일도 하고 싶다. 흔히 포용적 성장을 이야기 하는데 외국에서 본 한국 정치는 획일화가 심하다. 포용적 성장을 이야기하는 신문 기사 사진을 보면 중년의 남성밖에 없더라. 여성은 어디 갔고 청년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아. 청년 문제도 있지만 여성 문제도 그렇다. n번방 문제만 해도 여성으로서 치욕적이고 삶을 포기할 정도로 치욕적 문제인데 와 닿는 게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세대를 대표할 집단이 정치인이 돼야 한다. 여성과 청년 참여를 늘릴 제도적 장치 만들어야 한다. 여성 공천 비율도 권유만 있고 의무는 아니다. 청년 후보들 선거 기탁금 부담도 면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 재난 기본 소득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 사태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문제인지는 블랙박스다. 즉 아무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7~8월까지 간다고 예상하고 있더라. 전 세계적으로는 올 연말까지라고도 하고. 방역 말고 경기 침체 영역에서의 파장이 얼마나 클지 모른다. 경제 위기, 금융 위기 때는 빨리 방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고 하지 않나. 추경 하기로 한 방향에는 여야 모두 동의할 텐데 속도가 중요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재난 기본 소득은 국민에게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투입이라고 생각한다. 1인당 100만원 씩 제공하고 연말 정산이나 추가 정산 때 고소득자에 대해선 환급해서 가져오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 하위 몇 프로에 지급할지 찾다 보면 3개월은 지날 것이다. 포퓰리즘이냐는 얘기가 있는데 이건 위기 상황을 어떻게 방어할지의 문제다. 빠르게 조치 하는 게 더 큰 문제를 막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이나 홍콩도 1인당 100만 원 이상 지급하는 등 추가 재정 이야기를 하고 있고 스페인, 프랑스도 큰 규모의 확대 재정을 펼친다. 우리나라도 경기 방어 측면에서 금리도 내리고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도 굉장히 잘했는데 빨리 방어해서 재난 기본 소득을 지급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 금액은 예산에 따라 조정 가능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주고 고소득자에 한해 추후 환급하는 게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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