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보다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셈이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2~25일 전국 성인 1,003명과 등록 유권자 845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49%의 지지를 얻어 47%인 트럼프 대통령을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52%)과 트럼프 대통령(45%)의 격차가 7%포인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언론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정책 전반과 코로나19 대응 모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누가 경제를 더 잘 운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52%, 바이든 전 부통령은 42%를 받았다. 코로나19 대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47%를 얻어 바이든 전 부통령(43%)을 제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성 지지층이 많았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등록 유권자 중 55%는 ‘매우 열성적’이라고 답했고 32%는 ‘다소 열성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28%가 ‘매우 열성적’이라고 했고 46%가 ‘다소 열성적’이라고 응답했다. WP는 “지난 한 달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졌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열성 지지층이 적다는 것은 이들이 투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55% 대 39%로 큰 차이로 앞서며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명문가 출신이면서 직설적 화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대통령 쿠오모’ 얘기가 흘러나온다. WP는 “코로나19로 쿠오모 주지사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사람은 없다”며 “워싱턴과 캘리포니아·미시간주지사 같은 민주당 인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분석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