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31일 “혼란을 줄이기 위해 준비 상황과 아이들의 수용도를 고려해 다음 주 중반인 4월 9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연간 수업 일수와 입시 일정을 고려할 때 아이들의 학습권을 포기하고 무작정 개학을 연기하기는 쉽지 않아 대안으로 온라인 형태의 개학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며 “최소한 모든 아이들에게 단말기와 인터넷 접속이 보장돼야 하고, 적응기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개학일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원래 3월 2일인 개학일을 3월 9일, 3월 23일, 4월 6일로 세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시험과 입시 일정도 그에 맞춰 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뜻도 내비쳤다.
김현수 교사가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영풍초등학교 6학년 3반 교실에서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학생들과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17일 전국 학교의 신학기 개학일을 4월 6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개학 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아이들의 학습권은 물론 입시 등 교육행정 전반이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순차적 개학이라는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개학일이 연기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원격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교 현장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해본 경험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18년 발간한 ‘중등교육 온라인 개방형 교육체제 구축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고교생 중 원격수업을 들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0.3% 안팎에 불과하다. 원격수업이 교육부·교육청의 ‘시범 사업’ 차원에서만 이뤄지면서 일부 교사·학생만 원격수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