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앤더슨 /위키피디아
20세기 후반 이후 최고의 물리학자 중 한 명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필립 앤더슨(사진)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숨을 거뒀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앤더슨 명예교수는 지난 29일 뉴저지주 프린스턴 윈드로스에서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프린스턴대는 “그는 자석 같은 일상적인 물건부터 초전도체에 이르기까지 고체 물질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한 과학계의 본질적 이해를 높였다”고 추모했다. 일리노이대의 니겔 골든필드 물리학과 교수 역시 “앤더슨은 가장 뛰어난 고체 물리이론가였으며 그가 남긴 족적은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고 애도했다.
앤더슨 명예교수는 금속의 국소 자기 성질 등 전기전도 이론을 확립한 물리학자다. 1977년 자기계 및 무질서계의 전기적 구조에 대한 이론적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네빌 프랜시스 모트, 존 해즈브룩 밴블렉과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특히 그가 남긴 ‘많으면 다르다(More is different)’는 말은 개개의 입자 또는 단위를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이 모여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의미로 현대 물리학의 명언으로 꼽힌다.
1923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출생한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국 해군 연구소에서 일했다. 1949~1984년 뉴저지주에 있는 벨 연구소에서 근무한 그는 반도체 등 무질서한 물질 안에서 내부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전자의 확장 상태가 국지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국소화의 개념과 기본입자의 질량을 측정하는 힉스 메커니즘 등을 발견했다. 1967~1975년 스탠퍼드대에서 이론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한 그는 괴팅겐 아카데미의 하이네만상(1975년), 물리학 연구소의 거스리금상(1978년) 등을 수상했다. 1984년에 벨 연구소에서 은퇴한 뒤 프린스턴대에서 재직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