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어스파트너스·HSG중공업이 잔금 납입에 이어 관계인집회 동의를 통과해 성동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중소 조선사에 대한 국책은행 지원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자본을 활용한 구조조정의 사례가 될 것이란 평가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HSG 컨소시엄은 이날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담보권 97.32%, 회생채권 97.17% 동의를 얻어 변경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 받았다. 2~3주 내 회생채권 변제를 완료해 회생절차를 종결할 계획이다.
사모펀드 운용사(PE) 큐리어스파트너스와 HSG중공업은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 성동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파산 위기에서 마지막 4차 공개매각 절차를 추진했다. 지난 3차례 진행한 매각 시도가 인수후보자들의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무산되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중형 선박 사업이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 뿐 아니라 조선업 사업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10여년 간 조선업 경기 침체로 금융기관들의 조선업 투자가 손실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잔금 납입 직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큐리어스파트너스는 블록 임가공 및 안벽 임대 위주로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질 경우 성동조선해양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유한책임투자자(LP)들을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 냈다. 동부·이랜드 리테일·성운탱크터미널 등 구조조정 기업 투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이력으로 시장의 신뢰도가 높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지난 24일 인수총액 2,000억원 중 잔금 1,800억원을 예치함으로써 자금조달을 마무리했다. ‘큐리어스엘케이 미드챔프 기업재무안정 PEF’를 603억원 규모로 신규 조성하였고 기존 보유 블라인드 펀드인 ‘미래에셋큐리어스 구조혁신 기업재무안정 PEF’에서 150억원을 집행하였다. 선순위 인수금융 750억원도 공제회, 캐피탈, 저축은행을 대주단으로 모집하였다. LP 및 인수금융권자를 100% 민간 자본으로 구성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업계는 이번 인수합병이 국내 제조업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지원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시장 중심 구조조정 모델이 검증되는 기회라는 평가다. 한 IB 관계자는 “민간 자본을 활용한 성동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경우 대선조선 등 기타 중견조선사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