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 고객이라면 가입 후 3개월 동안 월 100원(정상가 7,900원)에 이용하고, 그 이후에는 50% 할인 받으세요” 모회사 SKT와 손잡고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선보이며 지난해 국내 음원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플로가 최근 들어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1위 사업자 멜론을 필두로 2위 지니, 3위 플로 순으로 순위가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31일 국내 음원 업계와 코리안클릭 등에 따르면 월간 실시간 사용자수(MAU)를 바탕으로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의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플로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둔화됐다.
지난 2018년 12월 출시된 플로는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유치해 지난해 7월 점유율 19.8%를 기록하며 2위인 지니뮤직과의 격차를 5%p 이하로 좁혔다. 하지만 지난 2월 기준 플로의 점유율은 17.8%로 떨어진 반면 지니뮤직은 25.7%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지니뮤직과 엠넷의 서비스 통합 후 기존 엠넷 유료고객의 90%가 지니뮤직으로 흡수되면서 오히려 격차가 벌어졌다. 이 가운데 NHN ‘벅스’까지 지난 26일 국내 음원 서비스 최초로 최대 79%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크루 결합 혜택’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플로는 더 이상 출혈 경쟁을 지속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해 2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플로는 최근 기존 혜택들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지난 1월 SKT 일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던 300곡 무료 듣기 혜택을 100곡으로 줄이고, 일부 요금제 이용료도 인상했다. 또 다음 달부터는 SKT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제공되던 할인율도 50%에서 30%로 줄인다. 아울러 첫 정기결제 고객이라면 3개월간 월 1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최근에는 1달로 줄여 운영 중이다. 플로의 성장세에 SKT 가입자 혜택이 큰 영향을 미쳤던 탓에 이 같은 혜택 축소로 인한 가입자 유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하기보다는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등 해외 업체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뮤직은 지난해 4월 3.2%에 불과하던 점유율을 지난 2월 기준 6.3%까지 끌어올렸다. 또 스포티파이도 최근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시장 진출 준비에 들어갔다. 음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해외 업체의 국내 진출로 음원 업계 판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산업 내에서는 이를 계기로 업체들끼리 다양한 기술 발전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