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장병들이 부산 대선주조 기장공장에서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사용할 알코올 주조원료를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사진제공=대선주조
국내 소주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대선주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에 빠진 지역사회를 돕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로 창립 90주년을 맞은 부산 향토기업으로서 지역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시민들의 깊은 신뢰와 사랑으로 성장한 만큼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코로나19 방역·의료용으로 알코올 주조원료를 기부하자고 판단, 이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영업하는 대형 소주업체의 영남권 진출로 인한 경쟁심화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며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휩싸인 시민들에게 용기를 전하고 부산 향토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주조원료 기부를 결정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방역용이나 의료용으로 쓰이는 모든 물량을 전달한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손실을 감수하고 추가로 알코올 주조원료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선주조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방역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알코올 주조원료 132톤을 부산시 산하 16개 구·군과 대구·울산지역에 기부했다. 방역용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제조용 주정을 알코올 도수 70도로 희석한 것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소독활동에 사용된다. 방역용 알코올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방역용 알코올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선주조는 주저하지 않고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 기부를 위해 관련 행정기관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협의한 끝에 주류제조용 원료를 술 제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아냈다.
애초 부산시에 기부할 물량은 32톤이었으나 기부소식이 전해지자 부산뿐 아니라 대구·울산 지역 행정기관 등에서도 지원 요청이 계속해서 들어왔고 이에 대선주조는 긴급 논의를 거쳐 알코올 주조원료 100톤을 추가로 기부하기로 하고 국세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주류제조용 원료를 술 제조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부산지방국세청은 주류원료의 용도를 변경한 사례가 국내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유통의 우려가 없으며 국가 비상사태 해결에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 대선주조의 기부 제안을 신속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주조가 방역용 알코올 주조원료로 기부한 132톤을 소주 제품으로 환산할 경우 160만병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17억원에 달한다.
대선주조는 방역용에 이어 의료용 알코올 주조원료 기부를 결정하고 병원 내 의료도구 등의 소독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알코올 20톤을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각 의료기관에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방역용 알코올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사용되는 의료용 알코올 또한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의료용 알코올 주조원료는 주류제조용 주정을 용도에 맞게 알코올 도수 75도로 희석했다. 주류제조용 원료를 술 제조가 아닌 의료도구 소독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 알코올로 용도 변경 허가를 받은 것도 역시 대선주조가 처음이다.
대선주조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손실을 감수하고 방역·의료용으로 쓰이는 알코올 주조원료를 기부한다. 대선주조 기장공장 모습./사진제공=대선주조
대선주조는 알코올 주조원료 기부에 이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소독과 손소독제 배부 활동에도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앞서 지난 2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영업본부의 고객 판촉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한 대선주조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부산 전 지역을 순회하며 방역·소독 활동과 손소독제 배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전달식 등 일체의 홍보성 행사를 열지 않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취지에만 초점을 맞췄다.
대선주조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시행해나갈 계획이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하루빨리 지역사회가 다시 예전처럼 활기를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무사히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선주조는 대선공익재단과 함께 사회 일반의 공익과 소외된 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료급식사업, 장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