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에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서울 은평구에서 전용 59㎡가 9억 원 넘게 거래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 통일로 주변 역세권 단지들이 그 주인공이다. 전용 84㎡의 경우 ‘10억 클럽’ 가입 단지들도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갭 메우기와 풍선효과 현상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여파가 지속 될 경우 ‘나홀로 상승’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일 녹번역과 인접한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59㎡는 이달 6일 9억 3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은평구 아파트 가운데 전용 59㎡가 9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접 단지인 ‘래미안베라힐즈’에서도 전용 84㎡가 지난 2월 22일 11억 9,500만 원에 실거래돼 신고가가 나왔다. 이 단지는 12·16 대책 발표전 11월 말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올 들어 11억 원을 넘는 거래가 두건이 나왔다. 녹번역 인근의 새 아파트도 강세다. 오는 5월 입주 예정인 ‘e편한세상캐슬’과 2021년 입주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역’ 모두 전용 84㎡ 분양권 매매가가 10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호가는 12억 원 안팎이다.
불광역 주변도 강세다. 역세권 단지인 ‘북한산힐스테이트’ 7차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0억 4,700만 원에 실거래 되면서 10억 클럽에 진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값은 3월 넷째 주 0.03% 상승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은 지난 3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중단 지만 은평구의 경우 지난해 6월 넷째 주 이후 43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일로를 중심으로 한 은평구 아파트 가격 상승을 풍선효과와 더불어 지역 내 분양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간의 갭 메우기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강남권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나홀로 상승’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은평이나 노원, 구로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 오름세가 나오는 등 혼조세는 여전하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경기침체가 부동산 시장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추세”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상당기간 이어질 경우 현재 오름세를 이어가는 지역 역시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김흥록기자 rok@sedaily.com